SNS 등 타고 日 브랜드 리스트 확산반일감정타고 동네슈퍼도 일본제품 판매 중단국산 이용하자 의견도… 업계 "상황 지켜봐야"
  • ▲ 7일 서울 한 마트에서 직원이 일본 맥주, 담배, 식품들을 진열대에서 빼내 반품 준비를 하고 있다.ⓒ연합
    ▲ 7일 서울 한 마트에서 직원이 일본 맥주, 담배, 식품들을 진열대에서 빼내 반품 준비를 하고 있다.ⓒ연합
    # 소비자 A씨는 자주 즐겨먹는 '코젤'맥주가 일본 브랜드라는 말에 깜짝 놀랬다. A씨는 "일본기업 리스트를 찾다가 체코맥주인 줄 알았던 코젤이 모회사가 일본기업이라고 하더라"면서 "아사히가 지분을 샀다고 한다. 따지면 일본기업 아니냐"라며 당분간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메비우스(마일드세븐) 등의 담배제품을 판매하는 JTI코리아가 오는 11일 예정된 기자간담회를 돌연 연기했다. 회사 측은 행사 당일 날씨 영향으로 연기됐다고 밝혔으나 일본제품 불매 운동 영향이 큰 것으로 업계는 해석했다.

    일본의 경제보복에 국내 소비자의 일본기업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국내에 진출한 일본기업은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같은 분위기가 장기화될 경우 관련 기업들의 매출 타격이 불가피히다는 시각이다.

    ◇日 제품 리스트 공유… 자영업자 "日 제품 안판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온라인 커뮤니티(SNS)를 중심으로 일본 브랜드라는 제목의 일본 브랜드 로고가 나열된 게시물이 확산되는 등 불매운동이 번지고 있다.

    거론되는 기업으로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와 무인양품, ABC마트, 데상트는 물론 아사히와 삿포로 등 맥주, 화장품 브랜드 시세이도, SK2, 편의점 브랜드 미니스톱 등이다.

    대표적으로 긴장하는 기업 중 하나는 일본 SPA(제조유통일괄형) 브랜드 유니클로다. 지난해 매출 1조3732억원을 기록하며 4년 연속 매출 1조원을 달성 중이다. 실제 대구, 대전 유니클로 매장 앞에서 불매운동 시위가 진행되기도 했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일본 불매운동 관련해서 답변해 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온라인뿐만 아니라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오프라인에서도 활발하다.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지난 5일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하겠다고 밝혔고 일부 편의점 가맹점도 당분간 일본 제품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단순히 일본 제품을 사지 않는 운동을 넘어 판매 중단을 시작한다"면서 "이미 일부 중소상인과 자영업자는 마일드세븐 담배와 아사히, 기린 등 맥주 등 커피류를 전량 반품하고 판매 중지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마트협회 회원사 200여 곳이 자발적으로 반품과 발주를 중단했으며 편의점과 슈퍼마켓을 중심으로 판매중지 캠페인이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몇몇 기업들은 억울함을 호소하며 선긋기에 나섰다. 이들은 일본기업과의 관련성을 부정하거나 적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코카콜라는 지난 5일 공식 입장 자료를 통해 "국내에서 생산 및 판매되는 조지아와 토레타는 국내 소비자 입맛과 기호에 맞춰 한국코카콜라가 다시 개발한 제품으로 일본에서 판매되는 제품과 완전히 구분된다"며 "두 브랜드 제품 모두 전량 국내에서 생산판매되며 일본 코카콜라와는 로열티를 포함 어떠한 경제적 이해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일본기업으로 명단에 오른 다이소 역시 일본 다이소로부터 34% 지분을 투자받았을 뿐 최대 주주는 한국기업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한일간 합작사로 설립된 동아오츠카 등도 불매운동 리스트에 포함되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 서울 한 마트에 일본 제품을 팔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연합
    ▲ 서울 한 마트에 일본 제품을 팔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연합
    ◇"토종 이용하자" 국내 업체 반사이익 누리나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번지면서 국산 브랜드로 대체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국내기업을 중심으로 한 일명 애국테마주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탑텐·올젠 등을 전개하는 신상통상의 주가는 이날 오전 10시10분 기준 1355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전 거래일보다 5.86%(1345원) 올랐다. 이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확산하면서 국산 의류제품 매출이 늘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대표 볼펜 생산업체인 모나미의 주가도 일본의 제브라·하이테크 등 문구류를 대체할 것이란 기대에 상승 중이다. 이날 10시10분 기준 3905원으로 전 거래일 보다 10.78% 상승했다. 같은 시간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주가도 아사히·삿포로 등 일본산 맥주를 대체할 기대로 1만550원으로 전 거래일 보다 7.43% 올랐다.

    하지만 불매운동이 반드시 국내기업에 반사이익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라는 시각이다. A편의점의 경우 지난 3~4일 같은 기간 GS25에서도 수입 맥주 판매가 1.2% 증가할 때 일본 맥주는 1.9% 감소했다. 일본 맥주 판매가 줄어들긴 했지만 큰 의미를 부여하긴 힘든 수치라는 해석이다.

    유통업계는 앞으로 상황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매출에 대한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입장이지만 일본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 등으로 거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기업 불매 여론이 거세지면서 관련 기업에 대한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면서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부 소비자의 불매운동이 한일 양국 간 감정을 더 악화시키고 일본과 거래해야 하는 국내기업들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면서 "국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