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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이 최근 얀센과의비만·당뇨신약 기술이전 계약이 파기되면서 주가가 급락하는 영향을 받고 있다.
그러면서 한미약품의 R&D 파이프라인에 대한 가치 평가도 동반 하락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한미약품이 국내 제약사 가운데 가장 많은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만큼 개발 과정에서 변수도 많을 수 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전체 파이프라인에 대한 가치 평가로 연결짓기는 힘들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한미약품이 얀센으로부터 비만·당뇨 치료제 'HM12525A'의 권리를 반환받았다고 발표한 다음날인 지난 4일 한미약품의 주가는 전일 대비 27.26% 내린 30만1500원으로 급락했으며 오늘(8일)은 30만원선도 무너지면서 29만6000원으로 장마감했다.
한미약품은 해당 물질이 비만치료제로서는 개발 가능성이 있는 만큼 개발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증권가에서 개발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과 함께 일제히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한 영향이 컸다.
한미약품이 현재 개발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은 30여개에 달하며 사노피, 스펙트럼, 제넨텍, 테바 등 글로벌 제약사와 파트너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번 얀센의 기술권리 반환에 따라 재조명 받고 있는 파이프라인은 사노피와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당뇨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이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HM12525A와 같이 한미약품의 독자적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됐다. 랩스커버리는 바이오신약 약효 주기를 늘려주는 기술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 랩스커버리 기술에 대한 의심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가치평가에도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사노피는 현재 에페글레나타이드 관련 글로벌 3상 과제 5개를 환자 6400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며, 모든 임상 과제를 2021년 상반지 중 마무리할 계획이다.
그러면서 사노피는 최근 한미약품과의 수정계약을 통해 기존 1억5000만 유로로 책정됐던 한미약품의 공동연구비를 1억 유로로 감액하기로 했다.
이는 사노피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고 본인들이 임상 비용을 더 부담하는 대신 임상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도 얀센의 기술반환과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비롯한 한미약품의 타 파이프라인을 연결지어 보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하고 있다.
구자용 DB증권 연구원은 "이번 계약 해지 영향으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신약 가치 조정은 하지 않는다"라며 "계약 해지는 아쉬우나 한미약품의 R&D 역량은 높아지는 중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