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등 참석文 대통령 "전례 없는 비상 상황"일본의 수출규제에 직·간접적 영향 예상
-
10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경제계 주요인사 초청 간담회'에 신세계·현대 등 유통기업 총수들이 참석했다.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가 반도체 소재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적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날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오전 10시30분부터 청와대 본관에서 5대 그룹을 비롯한 30대 대기업(자산총액 10조원 이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및 경제단체장과 만나 간담회를 진행했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직·간접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기업 관계자들로부터 최대한 충분히 의견을 듣겠다는 취지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우리의 외교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전례 없는 비상 상황인 만큼, 무엇보다 정부와 기업이 상시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민관 대응체제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김홍국 하림 회장과 CJ그룹의 경우에는 손경식 회장이 한국경영자총협회장 자격으로 간담회에 직접 참석했다. 해외 체류 중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대신 황각규 부회장이 참석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2017년 7월 청와대가 마련한 첫 간담회 이후 올해 초 이어 세 번째다. 정지선 회장은 올해 초에 이어 문 대통령과 두번째 만남이다.
문 대통령의 모두발언 이후 진행된 참석 기업의 발언 및 토론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3분씩 각 기업이 겪고 있는 어려움 등을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차원의 대책과 기업들의 자구책을 놓고 다양한 얘기들이 오고 간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이들이 나눈 대화가 어느 정도 공개될지는 미지수다. 각 기업 사정에 따라 일본과의 업무관계로 발언 내용이 공개되는 것에 큰 부담을 느낄 수 있어서다.
참석한 업체 관계자는 "매출 기준 30대 기업 안에 들었기 때문에 참석했다"면서 "수행요원도 동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떠한 이야기를 나눴는지 알 수가 없다"고 조심스러워했다.
일본의 수출규제가 거센 가운데 유통업계는 반도체 소재 달리 일본에 의존성이 적기 때문에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에 직접적으로 진출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참석한 기업은 주로 동남아시아 시장을 두고 B2C(기업소비자간거래)·B2B(기업간거래)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불매 운동이 장기화될 경우 유통업체별 가시적인 피해가 일어날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SNS 등을 타고 일본과 관련해 사지도, 가지도 말자는 보이콧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직접적인 사업 활동이 적기 때문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 양국 간 무역 갈등을 넘은 외교 갈등으로 인해 추가적인 규제 품목이 확대되면 부정적인 영향이 될 것은 분명하다"라고 전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인 모두 발언했고 기업인들이 밝힌 애로사항과 향후 대응책 건의는 향후 추진될 정부 정책에 적극 반영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