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등 23곳, 지난 5년간 시평액 1조 이상 유지'SK 밀어낸' 호반·반도·중흥 등 지역 주택 건설사 '득세''한 때 TOP 10' 두산重-한진重, 15년 만에 '1조 클럽' 동반 탈락
  • ▲ 자료사진. 서울 중구의 한 도시환경정비사업지. ⓒ성재용 기자
    ▲ 자료사진. 서울 중구의 한 도시환경정비사업지. ⓒ성재용 기자

    최근 5년간 시공능력평가순위를 분석한 결과 주택건설 중심 건설사들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년간 유지돼 온 10대 건설사의 아성을 무너뜨린 호반건설과 같이 지역건설사에서 전국구 건설사로 발돋움한 건설사들도 늘어났다.

    반대로 14년간 시평액 1조원 이상을 유지하던 '한 때 TOP 10' 건설기업 두산중공업과 한진중공업은 나란히 퇴장했다.

    31일 시평순위 분석 결과 최근 5년간 시평액 1조원대 이상을 유지한 곳은 모두 23곳인 것으로 집계됐다.

    2019년 순위 기준 △삼성물산 1위 △현대건설 2위 △대림산업 3위 △GS건설 4위 △대우건설 5위 △포스코건설 6위 △현대엔지니어링 7위 △롯데건설 8위 △HDC현대산업개발 9위 △호반건설 10위 △SK건설 11위 △한화건설 12위 △태영건설 14위 △부영주택 15위 △한신공영 16위 △계룡건설산업 18위 △코오롱글로벌 19위 △금호산업 20위 △두산건설 23위 △한라 27위 △한양 28위 △쌍용건설 32위 △KCC건설 33위 등이다.

    이들 23개사는 지난 10년간 금융위기나 주택경기 침체, 해외 적자 프로젝트로 인한 어닝쇼크로 인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구조조정, 폐업, M&A 등 다양한 이슈에도 제자리를 지킨 건설사들이다.

    이 가운데 부영주택, 한양, 호반건설을 제외한 20곳은 2010년 이후 10년 동안 시평액 1조원대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실상 국내 건설업계 '터줏대감'들인 셈이다.

    특히 올해 상위 11개사 중 현대ENG와 호반건설을 제외한 9개사는 2002년 이후로 단 한 차례도 시평액 1조원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다.

    호반건설의 경우 지난해 ㈜호반(옛 호반건설주택)과의 합병으로 10대 건설사에 처음으로 진입했다. 현대엠코를 흡수합병한 현대엔지니어링이 2014년 10대 건설사에 이름을 올린 이후 5년간 유지했던 틀이 깨진 것이다.

    반대급부로 SK건설이 10대 건설사에서 떨어졌다. 2005년 이후 14년 연속 10대 건설사에 이름을 올렸던 SK건설의 실적이 나빴던 것은 아니다. SK건설의 시평액은 지난해 3조9578억원에서 올해 4조5287억원으로 14.4% 올랐다.

    다만 주택 경기 호황을 제대로 누린 호반건설의 기세가 조금 더 컸을 뿐이다. 실제 9위인 HDC현산(5조2370억원)과 호반건설(4조4208억원) 간의 격차를 감안하면 SK건설(4조2587억원)과 호반건설 간의 간격은 크지 않다.

  • ▲ 시공능력평가액 1조5000억원 이상 건설사 시공능력평가순위. 자료=국토교통부. ⓒ뉴데일리경제
    ▲ 시공능력평가액 1조5000억원 이상 건설사 시공능력평가순위. 자료=국토교통부. ⓒ뉴데일리경제

    호반건설과 같이 2014년 9·1대책 이후 호기를 맞은 국내 부동산 경기 호황을 누린 곳이 적지 않다.

    실제로 지난 5년간 시평액 1조원대에 신규 진입한 16개사 가운데 반도건설(13위), 중흥토건(17위), 제일건설(26위) 등 포트폴리오가 국내 주택 중심인 곳이 대부분이다.

    16개사는 ▲반도건설 ▲중흥토건 ▲호반산업(호반건설산업) 21위 ▲효성중공업(효성) 22위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서브원) 24위 ▲제일건설 ▲신세계건설 29위 ▲삼호 30위 ▲아이에스동서 31위 ▲대방건설 34위 ▲우미건설 35위 ▲동원개발 37위 ▲서희건설 38위 ▲화성산업 39위 ▲금강주택 40위 ▲협성건설 41위 등이다.

    이들의 또 다른 공통점 증 하나는 지역 중심의 건설사라는 점이다. 그러면서 다소 편중돼 있던 대형건설사의 분포가 전국적으로 고르게 나타났다.

    앞선 23개사의 경우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외에 경북·전남·대전에 그쳤지만, 신규 진입한 곳 가운데는 부산(동원개발·협성건설), 대구(화성산업) 등 영남권 건설기업들이 더해졌다. 기존의 포스코건설(경북)에 이들이 가세하면서 금호산업, 호반건설, 중흥토건, 제일건설, 우미건설 등 호남권 건설사들과 양립할 수 있게 됐다.

    충청권은 2015년을 마지막으로 '1조 클럽'에서 사라진 경남기업 이후 계룡건설산업이 유일하다.

    지역 주택 중심 건설사들의 신규 진입은 더 이상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 정권이 들어선 이래 신규 택지 공급 제한, 분양가 규제 등 부동산시장에 대한 전방위 압박이 거세지면서 새 얼굴을 보기는커녕 기존 건설사들의 자리보전마저 온전치 못한 상황이다.

    실제 2017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7개사가 '1조 클럽'에 신규 진입한 반면, 올해는 금강주택 한 곳에 그쳤다.

    이에 반해 '한 때 TOP 10'이었던 두산중공업과 한진중공업은 자리를 내어줬다.

    두산중공업의 경우 2015년 시평액 2조3937억원으로, 14위에 랭크됐으나 이후 △2016년 1조8080억원(14위) △지난해 1조4334억원(24위) △올해 5942억원(55위)으로 크게 줄었다. 시평액 5000억원 이상 60개 건설사 가운데 순위 등락폭(-31)이 가장 컸다.

    한진중공업은 2015년 1조4498억원(26위) 이후 시평액 규모가 ▲1조2510억원 ▲1조257억원 ▲1조252억원 ▲8506억원으로 지속 감소했다. 이들 두 곳이 '1조 클럽'에서 사라진 것은 2005년 이후 15년 만이다.

    한편, 터줏대감 23개사와 신규 진입 16개사 외에 경남기업, 호반, 제일모직, 삼성엔지니어링, 동부건설 등이 최근 5년간 이름을 올렸다.

    해외건설업 면허 1위 보유 건설사인 경남기업은 SM그룹으로 합병되면서 재기의 기회를 노리고 있으며 호반과 제일모직은 각각 호반건설, 삼성물산에 흡수합병됐다. 부침을 겪은 삼성ENG와 동부건설은 아픔을 딛고 턴어라운드에 성공, 연착하고 있다는 평이다.

  • ▲ 시공능력평가액 1조~1조5000억원 건설사 시공능력평가순위. 자료=국토교통부. ⓒ뉴데일리경제
    ▲ 시공능력평가액 1조~1조5000억원 건설사 시공능력평가순위. 자료=국토교통부. ⓒ뉴데일리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