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IPTV 끊고 새 플랫폼 갈아타기 확대유튜브, 넷플릭스 등 글로벌업체 국내 시장 흔들어전문가 "시장 변화 뒤쳐진 유료방송, '골든타임' 살려야"
  •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글로벌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업체의 부상으로 전 세계가 '코드커팅(code cutting. 고객이탈)' 시대를 맞이했다. 기존의 케이블TV·IPTV 등 유료방송을 끊고, OTT라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갈아타려는 고객들은 매년 늘고 있는 추세다.

    1일 와이즈앱에 따르면 올해 6월 한달 간 국내 유튜브 사용시간은 총 388억분으로 카카오톡(225억분), 네이버(153억분), 페이스북(42억분)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넷플릭스도 글로벌 유료 가입자가 1억 5100만명에 달하며 국내에서만 가입자가 180만명을 돌파한 상황이다.

    글로벌 OTT 사업자들의 출현으로 유료방송 시장이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유료방송 시장은 변화에 뒤쳐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국내 OTT 연합플랫폼(푹, 옥수수)은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에 발이 묶여 있으며, 'OTT 법제화' 추진은 과도한 규제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김유향 입법조사처 팀장은 "OTT를 반드시 방송법 내에서만 얘기하는 것이 오히려 더 규제를 증가시킬 수 있다"며 "미디어 시장 성장 측면에서 봤을 때 방송법 측면에서만 고민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규제를 강화하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동통신사와 케이블TV의 인수합병(M&A)을 담은 '유료방송 합산규제' 법안 역시 1년이 넘게 국회에 계류 중이다. 합산규제는 케이블TV·위성방송·IPTV 등을 합한 특정 유료방송 사업자의 가입자가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수의 '3분의 1(33.33%)'을 넘길 수 없도록 한 규정이다. 해당 법안은 국회의 이견은 물론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해석이 엇갈리면서 정처없이 표류 중이다.

    정부가 뾰족한 정책 대안을 내놓지 못하면서 업계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최근 디즈니와 버라이즌 등 글로벌 공룡들도 OTT 시장 부문에 적극 뛰어들고 있어 국내 유료방송 시장이 통째로 먹힐 지 모른다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실제 미국 최대 케이블TV 사업자인 AT&T 역시 2분기에 케이블TV 가입자 77만 8000명을 잃었다. 글로벌 기업조차 OTT 부상에 따른 코드커팅 흐름에 무력해진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정책 부재 장기화에 따른 '국내 유료방송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된다고 지적한다.

    케이블TV협회 관계자는 "합산규제는 시장의 독과점 사업자 출현을 방지하고 사업자 간 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며 "입법미비의 규제공백을 메울 해결책 마련에 조속히 나서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