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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넨바이오가 '무균 미니돼지' 개발부터 실제 이식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국내 첫 원스톱 이종(異種) 장기 이식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제넨바이오는 2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국내외 이종장기 산업과 연구 관련 최신 지견을 공유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김성주 제넨바이오 대표는 "무균 미니돼지를 형질전환시켜서 개발하고 이종이식제품의 비임상시험과 실제 임상이식까지 이종장기 이식의 전 과정을 원스톱 플랫폼으로 구축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병원을 갖는 게 제넨바이오의 꿈"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전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장으로 35년간 신장 이식만 2500례 이상 달성한 국내 이식 분야의 최고 권위자다.
김 대표는 "국내외 최초 원스톱 이종이식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35년간 걷던 이식외과 전문의의 길을 중단하고 제넨바이오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며 "간절하게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와 가족들을 지켜보며 더 이상 이종장기 개발을 지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고 언급했다.
사회가 고령화되면서 장기이식 대기자가 증가하는데 반해 기증을 통한 수급은 한정적인 상황이다.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에 따르면, 국내 장기이식 대기자는 지난해 기준 3만 2656명으로 최근 2년간 30% 증가했다. 국내에서만 하루 평균 5명 이상의 장기이식 대기 환자가 사망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넨바이오는 만성적인 이식장기 부족에 대한 대안으로 무균 미니돼지를 활용해 이종장기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종장기는 재생의료 중에서도 단기간 내 실현 가능한 연구 분야다. 전문가들은 이종 피부, 이종 각막, 이종 췌도가 수년 내 제품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 이종장기·인공장기 시장은 연 평균 7.33% 성장해 오는 2024년에는 448억 달러(약 53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무균 미니돼지는 인간에게 이식 가능한 장기를 생산하기 위해 병원성 세균, 바이러스 등을 제거하고 인간과 비슷한 장기 크기로 개량한 돼지다.
일반적으로 이종장기 이식에 많이 쓰이는 영장류는 멸종 위기에 처해 있는데다 성장이 느리고 장기 크기가 사람보다 작다. 인간 유전자와 비슷한 만큼, 이종간 전염병이 옮기 쉽다는 점도 문제다. 반면, 미니돼지는 장기 크기와 유전자가 인간과 유사하면서, 번식·성장 속도가 빨라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제넨바이오는 지난달 박정규 바이오이종장기개발사업단 단장과 해당 사업단 연구팀을 대거 영입했다. 박 단장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의 교수로 지난 15년간 보건복지부 지원 연구사업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박 단장은 지난 2일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첨단바이오법) 통과가 제넨바이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했다.
박 단장은 "국내 이종장기 이식 관련 법과 제도가 부족한 가운데 최근 첨단바이오법이 통과돼 긍정적"이라며 "현재 국내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세포치료제 규정에 준해서 임상시험 신청 관련 회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3~4월에는 첫 (임상시험) 케이스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제넨바이오는 바이오이식장기사엄단과 함께 형질전환 돼지의 이종 췌도·각막 임상을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진행할 계획이다.
제넨바이오는 임상시험 진행과 함께 내년까지 경기도 평택에 국내 최대 규모인 1만 3000여 평의 이종장기 연구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이곳에 형질전환 돼지 양산시설, 선진국에 준하는 이종장기 제조시설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제넨바이오는 연간 400억원 매출을 목표로 무균 미니돼지나 영장류를 사용한 유효성평가대행서비스(CRO)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해당 사업이 캐시카우로 자리잡으면 별도의 투자를 받지 않고도 연간 300억원에 가까운 연구개발비를 자체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주장이다.
김 대표는 "제넨바이오의 사업에 상당히 많은 투자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미니돼지나 영장류를 사용한 CRO 사업이 캐시카우가 되면 투자를 받지 않고도 연구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