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조위 이날 27일 서울시청서 청문회 개최최창원 전 SK케미칼 대표이사, 채동석 애경산업 대표이사 부회장 등 참석"피해자 보상 노력" 공식사과 처음
  • ▲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청문회 출석한 기업분야 증인들ⓒ연합
    ▲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청문회 출석한 기업분야 증인들ⓒ연합
    가습기살균제 사태가 불거진지 8년만에 SK그룹과 애경그룹 오너가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 SK케미칼(옛 유공)은 1994년 가습기살균제를 최초로 개발했으며 애경산업 등 다른 가습기살균제 원료를 공급했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27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개최한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청문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최창원 전 SK케미칼 대표이사(현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 부회장)와 김철 SK케미칼 대표, 이영순 전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채동석 애경산업 대표이사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청문회에선 가습기살균제 제조기업의 사건 축소·은폐 및 제조·판매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살피고 피해자 판정 기준과 구제 체계 등 정부의 피해자 지원 문제에 대해서도 다뤘다.

    최창원 전 SK케미칼 대표이사는 이날 청문회에 참석해 "SK케미칼 가습기살균제로 인해 피해를 보고 고통을 받으신 피해자분들, 또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SK케미칼이 나름의 노력을 했다고는 하지만 그간 피해자들의 고통을 공감하고 피해를 지원해드리고 소통을 하는 점에 있어서 부족하다는 따가운 질책도 알고 있다"며 "이번 청문회 이후 법적 책임 여부를 떠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진일보된 노력을 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채동석 애경그룹 부회장 역시 "피해자분들과 가족분들께 사과 드린다"면서 "곧 재판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그에 맞는 대응을 하고 사회적 책임도 성실하게 지겠다"고 말했다.

    또한 "피해자 분들이 악질기업, 살인기업이라고 말씀하시는데 제가 부회장에 있는 동안 전부 안고 가겠다"면서 "이번 기회에 국민의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는 노력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특조위는 이 자리에서 SK케미칼측이 가습기살균제의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품을 만들어 판매했다고 지적했다.

    안종주 특조위 비상임위원은 "1993년 유공 바이오텍 사업팀에서 처음 가습기살균제 개발에 착수했고 서울대 수의학과 이영순 교수에게 독성물질이 흡입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연구를 의뢰했다"며 "그러나 유공은 이 교수의 보고서가 나오기 전에 판매를 시작했고 보고서에 안전하다고 단정 지을 수 있는 근거는 매우 희박하다고 나왔음에도 제품을 판매했다"고 전했다.

    이어 "2016년 국회 국정조사에는 이런 보고서가 없다고 했으면서 검찰 조사에서야 보고서 존재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앞서 SK케미칼은 1994년 최초의 가습기살균제 가습기 메이트를 개발해 가습기살균제 원료인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을 다른 기업에 공급했다.

    애경은 SK케미칼로부터 받은 원료로 만든 가습기살균제를 판매한 바 있다. 이 제품의 1~4단계 피해자는 23일 기준 접수된 것만 1475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선 피해자의 증언도 이어졌다. 부인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인 김태종씨는 이 자리에서 "병원에 12년을 다녔고 폐가 13%만 남아있다"라면서 "가습기살균제 판 기업은 사과 전화 한번 없다. 이렇게 피해자가 있는데 가해자는 없다"고 말했다.

    박혜정 가습기살균제 환경노출확인 피해자 연합 대표도 "정부는 가습기살균제 참사에서 정부 부문 책임을 가해 기업의 책임과 명확히 구분해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정부 책임에 대해 먼저 일괄 배·보상 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28일 열리는 청문회에는 옥시레킷벤키저와 LG생활건강 측 증인들에 대한 질의가 이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