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 발행주식 10% 초과 보유할 수 없어금융당국 “위기 대응한 자본 확보가 먼저”속내는 ‘외국인 배불린다’ 배당 확대 인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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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금융투자

    은행권은 올해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투자자들이 그 열매를 나눌 수 있을지 의문이다.

    원인은 연초대비 주가가 회복하지 못하고 배당 역시 전년만큼 받을 수 있을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모두 은행주가 저평가됐다고 지적한다. 특히 연기금이 은행주를 적극적으로 투자하지 못하면서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진단이다.

    ◆연기금, 은행주 보유제한 10%룰…투자 막는 원인

    현행 금융지주사법에 따르면 국민연금 등 연기금은 은행지주회사의 의결권 있는 주식 중 10%를 초과해 보유할 수 없다.

    2013년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연기금 10%룰이 완화됐지만 은행주는 금융지주사법으로 인해 규제가 존재하는 것이다.

    이를 초과하기 위해선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얻어야 하는데 연기금 위탁운용사들이 당국의 눈치를 봐야하는 셈이다.

    실제 국민연금이 보유 중인 은행주 지분율은 ▲KB금융 9.5% ▲신한금융 9.4% ▲우리금융 8.4% ▲하나금융 9.7% 등 이미 10%에 육박해 있다.

    따라서 연기금 위탁운용사들은 은행주를 사고 싶어도 매수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지방금융지주의 경우 15%까지 보유할 수 있지만 국민연금은 BNK금융만 10.3%의 지분을 갖고 있을 뿐 DGB금융는 4.3%, JB금융은 5%의 지분만 갖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최정욱 애널리스트는 “공모펀드시장 위축으로 투자 수요가 확대되는 곳은 연기금 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분율 제한으로 은행주는 국내 기고나 수급 여건이 매우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기관투자자 없는 틈, 외국인만 배불린다

    은행주 지분율의 60% 이상은 외국인들이 보유하고 있다. 연기금의 빈자리를 외국인들이 수급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은행별 외국인투자자 보유 지분율은 하나금융이 67%, KB금융은 66.7%, 신한금융 65.8%에 달한다. 지방금융지주도 외국인 지분율이 대부분 50%를 넘는다.

    이 때문에 은행들이 실적을 바탕으로 배당할 때 외국인 배만 불린다는 말이 자주 나오는 이유다.

    은행주는 지난해 4.4% 배당수익률을 기록했다. 올해도 5.4% 이상의 배당수익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은행주의 배당성향은 평균 20%를 넘는다. 올해 금융지주 회장들은 배당성향을 더욱 높여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시장에선 CEO들이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불안한 시선을 보낸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연일 보이면서 금융당국이 고배당을 자제하길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을 확충해 위기 흡수 능력을 키우라는 것인데 금융사들이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요구도 이해하지만 주주들의 요구도 무시할 수 없다”라며 “자본시장부터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은행 산업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