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에 부당대출 추가 확인… 금감원 수시검사서 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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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윤기자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 대출이 우리은행 외에도 우리저축은행과 우리캐피탈 등 다른 금융 계열사에서도 실행된 사실이 금융감독원 수시검사 결과 드러났다. 비(非) 우리은행 출신 직원의 반대 의견에도 우리은행 출신 임직원들이 부당대출 실행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 구태의연한 조직 문화에 대한 비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리저축은행과 우리캐피탈에서 손 전 회장의 부인과 장인 등이 관련된 회사에 총 14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이 이뤄졌다.

    지난 1월 손 전 회장 처남의 부인이 대표이사였던 한 법인에 신용대출 7억원이 실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 신청과 심사 과정에 우리은행 출신 임직원이 개입했고 대출금 유용 정황도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비 우리은행 출신 직원이 부정적 의견을 제시했으나 묵과된 사실도 드러났다. 우리은행 출신인 한 그룹장의 입김이 대출 실행에 작용했다. 이 그룹장이 대출 신청인이 속한 법인의 재무이사와 면담한 지 보름여 만에 대출이 실행된 것이다.

    우리캐피탈에서는 2022년 10월 손 전 회장의 장인이 대표이사였던 또 다른 법인에 7억원 규모의 부동산 담보대출이 이뤄졌다.

    이 대출금 일부 유용이 확인됐다. 우리캐피탈이 사업자금 용도로 사용했는지 여부를 점검하지 않았고 대출금 일부가 손 전 회장 친인척 계좌로 송금돼 개인적 용도에 쓰인 것이다.

    금감원은 대출 신청인과 대출 신청과 심사 과정에 개입한 우리은행 출신 우리저축은행·캐피탈 임직원들을 수사기관에 통보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리은행 경영진이 전임 회장 친인척 관련 부정대출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즉각적 대처에 나서지 않아 문제가 다른 계열사로 확대된 것"이라며 늑장대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