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상 HS효성 부회장, 비전 공개·사명변경 주도형님 그늘 벗어나 '자신만의 색' 반영하고 있어조현문 전 부사장, 단빛재단 출범으로 독자노선독자행보에 형님 조현준 회장 역할 크다는 평가
-
효성가(家) 형제들이 과거 극심한 대립관계에서 벗어나 화해에 나서고 있다.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은 형 조현준 효성 회장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립경영에 시동을 걸었고, 조현문 전(前) 효성 부사장도 공익재단 출범으로 독자행보를 시작했다.10일 업계에 따르면 HS효성은 지난 7월 1일 공식 출범했으며, 이달 8일 출범 100일을 맞았다.조 부회장은 그동안 다양한 시도를 단행하면서 HS효성에 자신만의 색깔을 입히고 있다는 평가다.우선 지난달 6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정관을 개정하면서 HS효성의 핵심 계열사인 효성첨단소재의 사명을 ‘HS효성첨단소재’로 변경했다. 또한 사내이사로 선임됐던 성낙양 부사장을 신규 대표에 선임했다.앞으로도 HS효성 산하의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효성홀딩스USA ▲효성글로벌로지스틱스비나 ▲효성더클래스 ▲효성토요타 등 계열사들의 상호도 각 사의 주총을 거쳐 연내 변경해 HS효성의 정체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아울러 지난달 11일에는 새로운 CI와 비전을 공개했다. 새 CI는 ‘세상을 이끄는 별(Leading Star)’과 ‘가치 나무(Value Tree)’를 상징하는 사각별 형태와 색으로 디자인됐다.새 비전으로는 ‘우리는 과학, 기술 및 집단 지성의 힘을 활용하여 인류를 풍요롭게 하는 가치를 창출합니다(We create value to enrich humanity by harnessing the power of science, technology and collective intelligence.)’를 제시했다. 조 부회장이 기존에 제안했던 ‘가치, 또 같이’ 슬로건도 이날 공식 채택됐다.
-
조 전 부사장도 공익재단인 단빛재단 출범으로 효성가를 떠나 독립 행보를 시작했다. 단빛재단은 지난달 9일 외교부로부터 재단 설립 인가를 받았으며, 최근 홈페이지를 공개했다.앞서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014년 조 회장 및 주요 임원진의 횡령·배임 의혹 등을 주장하며 고소·고발했다. 이로 인해 조 전 부사장은 조 회장, 조 부회장과 10년 동안 극심한 갈등관계를 이어왔다.하지만 올해 7월 기자간담회에서 상속재산을 전액 출연해 공익재단 설립 방침을 밝히면서 공동상속인인 형제들에게 동의를 구했다. 이후 조 회장, 조 부회장이 동의를 하면서 공익재단의 상속세 문제가 해결됐고, 형제 간 화해 기류가 조성됐다.조 전 부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효성그룹의 경영권에는 관심이 없으며, 효성을 떠나 자유롭고 싶다”고 언급한 바 있다. 조 전 부사장의 비상장사 지분 정리 등 아직 형제 간 해결해야 할 과정들이 남아있지만 원만하게 해결될 것으로 관측된다.조 전 부사장 측은 “과거에 비해 형제들이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면서 “조만간 좋은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답변했다.한편, 조현문, 조현상 독립 행보에는 형님인 조 회장의 역할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조 회장은 효성그룹의 두 개 지주사 개편 작업 과정에서 그룹의 천덕꾸러기 ‘효성화학’을 떠맡으면서 동생 조 부회장의 독립에 힘을 실어줬다.또한 조 전 부사장의 공익재단 설립 제안에 동의하면서 화해의 단초를 마련했다. 일각에서는 선친 고(故) 조석래 선대회장이 형제 간 우애를 당부하는 유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