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게릭병 등 2개 질환 희귀의약품 지정… 2022년까지 美 BLA 3개 목표"김 대표 주담대 반대매매 우려, 증여 취소 계획도… 감자 후 유증은 일축
  • ▲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는 26일 오전 9시30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정상윤 기자
    ▲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는 26일 오전 9시30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정상윤 기자

    "임상 3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걸 실패라고 할지 모르지만 약물의 효과는 훨씬 더 큰 스케일에서 다시 한번 확인했다. 그래서 '미완의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는 26일 오전 9시30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추가 임상으로 인한 비용 증가 등 자금 문제에 대해선 향후 2년간 유상증자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으면서도 김 대표의 증여세 취소와 주식담보대출의 반대매매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뒀다.

    이번 기자간담회는 헬릭스미스의 당뇨병성 신경병증 유전자치료제 '엔젠시스(VM202)' 임상 3상 과정에서 신약후보물질과 위약이 뒤바뀐 사고에 대해 추가 설명을 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로 인해 이번주에 공개될 예정이었던 엔진시스 임상 3상의 최종 결론 도출은 임상 3b상 이후로 연기됐다.

    김 대표는 "약 10개월~15개월 정도 (임상 3상 결과 발표가) 연기되는, 아직은 좀더 시간을 보고 기다려야 하는 성공이라고 자평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을 전화위복, 와신상담의 기회로 만들어서 사업적·상업적으로는 큰 반전의 기회로 삼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반전 카드로 루게릭병, 샤르코-마리-투스병 등 2개의 희귀질환에서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오는 2022년까지 미국에서 품목허가신청서(BLA) 3개를 제출해 시판 허가를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헬릭스미스는 세계적 차원에서 혁신신약(First-in-class)을 자체 개발해 미국에서 대규모 임상을 하고 잇는 국내 유일의 바이오기업"이라며 "2025년 이전에 세계에서 유전자치료제로는 가장 돈을 많이 버는 기업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 같은 청사진에도 불구하고, 임상에 따른 비용 증가로 인한 자금 문제가 떠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자금 문제 우려에 대해 헬릭스미스는 현금성 자산이 충분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조만간 김 대표의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주식 일부에 대한 반대매매 가능성이 높다. 김 대표는 신한금융투자, KB증권, 삼성증권 등에서 360억원 규모의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상태다.

    나한익 헬릭스미스 CFO(전무)는 "KB증권, 삼성증권과 주식담보대출 기한 연장을 협의 중"이라며 "오는 30일이 만기인 신한금융투자는 반대매매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김 대표는 자신의 아들에게 530억원 규모의 증여 계획도 취소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달 8일 자녀인 김홍근 씨에게 의결권 있는 주식 34만 1125주를 증여했다. 이로 인해 김 대표의 지분율은 10.26%에서 8.30%로 줄고, 김홍근 씨가 총 34만 6993주(2.03%)로 김 대표 다음으로 많은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당시 김 대표의 증여는 임상 3상 성공에 대한 자신감으로 해석됐다.

    김 대표는 "임상 3상 성공에 대해 자신을 하고 증여를 했는데 증여세를 낼 여력도 없다"며 "(증여 취소 여부에 대해선) 다음주까지 결정해서 알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감자 후 유상증자 실시 우려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 안해도 된다"고 일축했다.

    나 전무는 "현금자산 2300억원에 대출 가능한 300억원 등 총 2600억원의 가용자금이 있다"며 "임상에 1000억원 정도가 소요되더라도 1600억원의 현금이 남게 된다"고 설명했다. 나 전무는 지난 24일 "2년간 추가 유상증자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