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브랜드 리뉴얼의 구원투수브랜드 로고, 디자인 전면 교체2023년까지 유럽, 북미 진출
  • ▲ 정구호 고문ⓒ김보라
    ▲ 정구호 고문ⓒ김보라
    "빈폴이 지금까지 30년동안 국내 캐주얼 시장에서 넘버원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또다른 30년, 나아가 100년 넘게 영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고자 한다."

    박철규 삼성물산 패션부문장은 15일 인천 동구 위치한 일진전기 공장에서 빈폴 리뉴얼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이 밝혔다. 이번 리뉴얼은 빈폴 브랜드 출범 30년 만의 첫 개편이다. 상품은 물론 매장, 비주얼 등 브랜드 이미지 등 모든 것을 뜯어고쳤다. 이는 내년 봄·여름(S/S)부터 적용항 방침이다.

    1989년 3월11일 탄생한 빈폴은 옛 제일모직 시절부터 삼성물산 패션부문을 대표하는 캐주얼 브랜드다. 직장인 옷은 정장이란 고정관념을 깨고 비즈니스 캐주얼 시대를 여는 데 큰 영향을 줬다.

    여전히 국내 캐주얼 부문에서 1위를 지키고 있지만 30년 동안 큰 변화가 없었던 탓에 '올드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패션업계의 불황이 지속되고 최근 밀레니엄 및 Z세대가 소비 주축으로 떠오르면서 이 같은 흐름은 계속됐다. 

    이에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패션업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정구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지난 5월부터 컨설팅 고문 계약을 맺고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했다.

    정 고문은 여성복 구호를 창업한 인물로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인연이 깊다. 구호의 매출 규모를 10년 만에 무려 13배 끌어올리기도 했다. 삼성물산 퇴사 후에도 스포츠 브랜드 휠라를 개편,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켰고 최근에는 액세서리 브랜드 제이에스티나의 리뉴얼도 도맡아 진행했다.

    정 고문은 "우리나라만이 보유하고 있는 정서, 문화, 철학 등 한국의 헤리티지를 기반으로 한 대한민국 대표 내셔널브랜드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했다"며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를 모토로, 빈폴이 가지고 있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유지하는 한편 한국의 자랑스런 문화와 자긍심을 상품뿐 아니라 매장, 서비스 등에 세련되게 담았다"고 설명했다.
  • ▲ 빈폴 매장 ⓒ김보라 기자
    ▲ 빈폴 매장 ⓒ김보라 기자
    정 고문은 빈폴이 서양 문물과 문화가 한국 정서에 맞게 토착화 되며 만들어진 1960~70년대를 조명했다. 한국인의 정서와 문화,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살리기 위해 한글 디자인 뿐아니라 당시의 건축과 생활공간 등을 모티브로 한 현대적인 스타일의 상품과 매장을 선보였다.  

    특히 온라인 세대와의 소통과 한국 브랜드로서의 입지 강화를 위해 빈폴 체크 문양을 강조한 자체 한글 폰트를 만들어 빈폴 영문 표기를 한글로 바꿨다. 자음 모음을 활용해 '빈폴 전용 서체'를 만들고, ㅂ·ㅍ 등의 자음에 체크 패턴을 더해 빈폴만의 독창적인 디자인을 완성했다. 

    빈폴의 상징인 자전거 로고도 '세상을 움직이는 두 바퀴'의 철학을 토대로 현대적인 재해석을 거쳤다. 앞 바퀴가 큰 자전거 페니 파싱(Penny Farthing)의 형태는 유지하면서 간결한 미학과 지속가능성을 내포해 바퀴살을 없앴다. 체격과 머리스타일, 자전거를 타는 각도 등 동시대적인 디자인이 반영됐고 여성과 어린이 로고까지 자수와 프린트로 재탄생됐다.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신규 라인 '890311'도 론칭했다. 온라인 세대와의 소통을 활발히 하고 해외 브랜드로 입지를 굳히기 위함이다.

    한국의 대표 꽃인 오얏꽃(자두의 순 우리말)을 상징화한 디자인을 적용했고 레트로 감성을 토대로 1960~1970년대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컬러를 활용했다. 

    공장, 버스, 택시기사 등 유니폼과 럭비선수들이 입었던 운동복에서 영감을 받아 동시대적인 디자인과 실용성을 가미한 워크 웨어와 스트리트 웨어를 선보였다.

    빈폴은 이번 리뉴얼을 통해 국내 캐주얼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오는 2023년까지 중국·베트남은 물론 북미·유럽까지 사업을 확대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다.

    박남영 빈폴사업부장(상무)은 "빈폴의 새로운 30년을 준비하면서 새롭고 의미있는 브랜드의 재탄생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계획했고, 매년 진화시켜 나갈 계획"이라며 "밀레니얼 및 Z세대와의 소통을 확대하고 새로운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한편 한국적 독창성을 토대로 글로벌 사업 확장의 초석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