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4일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입찰…흥행 여부 불투명주요 면세 사업자들 과당 경쟁 우려해 입찰 참여 고려한화·두산 면세 사업 포기… 출혈경쟁 악순환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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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서울시내 신규 면세점 입찰 신청을 앞두고 면세점 업계가 전운에 휩싸였다. 한화에 이어 두산이 4년 만에 면세점 사업을 접으면서 특허 입찰 흥행 여부도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주요 면세 사업자들이 과당경쟁을 우려해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지며 최악의 경우 모두 유찰되는 흥행 참패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30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롯데·신라·신세계 등 빅3 면세점은 11월 14일 마감하는 신규 시내면세점 특허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부는 지난 5월 대기업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를 추가로 5개(서울 3곳·인천 1곳·광주 1곳) 허용하기로 했다.한 대형 면세업계 관계자는 “빅3 면세점은 이미 서울에 1~2곳씩 면세점을 보유하고 있다. 지금도 높은 송객 수수료 부담에 골치가 아픈 상황에서 두산까지 철수하면서 분위기는 더 냉랭해졌다. 입찰에 아무도 참여하지 않는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고 전했다.SM·동화 등 중소·중견면세점들도 시내면세점 입찰에 적극적이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지만, 면세점을 더 늘려야 할 것에 대해서는 신중히 검토해야 할 부분”이라고 전했다. -
불과 4년 전만 하더라도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에 힘입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다.
과거 2015년 진행된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입찰에는 2개의 신규 면세 특허권을 두고 롯데·신세계·현대·HDC신라·갤러리아·SK·이랜드 등 7개 업체가 경쟁했다. 같은 해 9월과 이듬해 11월 정부가 추가 특허를 발급하면서 2차 면세점 입찰 경쟁도 치열했다.하지만 2017년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로 따이궁(보따리상)이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여기에 유커의 자리를 대체한 중국인 대리 구매상(다이궁)들이 높은 송객수수료를 제시하는 대형 면세점으로 몰리면서 롯데·신라·신세계 ‘빅3’만 성장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실제로 올 상반기 국내 면세점 매출은 12조원에 육박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이 중 80%가 빅3의 몫인 것으로 나타났다.면세점 매출은 따이궁 덕분에 매년 최대치를 내고 있지만, 마케팅 비용도 그만큼 늘어나면서 5~10% 수준이던 주요 면세점들의 영업이익률은 2~5%까지 떨어졌다.
그렇다 보니 대기업들이 뛰어들었던 면세시장은 최근 업체 간 출혈 경쟁 심화와 이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업체들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두산그룹은 올해 4월 면세점 사업을 접은 한화에 이어 두 번째로 특허권을 조기에 자진 반납하게 됐다.결국, 중장기적으로 수익을 내기 힘든 구조에서 굳이 국내에 추가 사업장을 내기보다 해외로 사업을 확장하거나 12월 인천공항 사업장 입찰에 집중하는 모양새다.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보따리상 위주의 면세점 시장이 점차 기울어지면서 결국 이러한 일이 되풀이 되는 상황이다. 기존 면세점의 안정화가 시급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