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첫해 정기인사는 쇄신 보다 '안정'체제 2년차 안정기조 벗어나 '쇄신' 방점구 회장, 대외여건 '엄중'… 디스플레이발 인사 촉각"디지털 경제 전환 이끌 수 있는 세대 교체 필요" 지적도
  • ▲ 사진은 구광모 LG 회장(오른쪽)이 24일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열린 사장단 워크숍에 참석해 최고경영진과 대화하며 이동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구 회장, LG인화원 조준호 사장,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사장, 권영수 ㈜LG 부회장.ⓒ연합뉴스
    ▲ 사진은 구광모 LG 회장(오른쪽)이 24일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열린 사장단 워크숍에 참석해 최고경영진과 대화하며 이동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구 회장, LG인화원 조준호 사장,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사장, 권영수 ㈜LG 부회장.ⓒ연합뉴스
    올해 LG그룹 정기 인사가 지난해와 비슷한 이달 28일쯤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구본무 회장이 인사에 어떤 메세지를 담을지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재계는 LG가 구광모 회장 체제 2년 차를 맞으면서 진행되는 이번 인사에서 안정기조를 벗어나 인적쇄신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고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를 7년간 이끌었던 한상범 부회장이 지난 9월 16일 전격 사퇴하면서 경영부진에 따른 'CEO 교체'라는 등식이 인사에 반영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LG의 인사원칙은 '책임경영'과 '성과주의'

    LG화학과 LG디스플레이는 구 대표 취임 이후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했다. 한상범 당시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연말 인사철을 한참 앞둔 9월에 교체됐다.

    재계에서는 이날 LG디스플레이의 전격적인 수장 교체를 두고 회사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LG그룹 구광모 회장의 승부수라고 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중국의 저가 LCD 저가 공세가 가속하는 가운데 대규모로 투자를 한 OLED에서도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다.

    LCD패널 생산라인 일부 가동 중단과 감산을 앞두고 추가 인력 구조조정까지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한 부회장의 용퇴에 '성과주의'를 강조하는 구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구 회장의 위기의식은 지난 9월 24일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열린 '사장단 워크샵'에서 일부 감지됐다. 

  • ▲ 사진은 구광모 LG 대표(가운데)가 8월 29일 미래 소재·부품 개발 현황을 살피기 위해 대전 LG화학 기술연구원을 방문해 OLED 핵심 공정 기술 '솔루블 OLED' 개발 현황을 연구개발 책임자들과 논의하는 모습.ⓒ연합뉴스
    ▲ 사진은 구광모 LG 대표(가운데)가 8월 29일 미래 소재·부품 개발 현황을 살피기 위해 대전 LG화학 기술연구원을 방문해 OLED 핵심 공정 기술 '솔루블 OLED' 개발 현황을 연구개발 책임자들과 논의하는 모습.ⓒ연합뉴스
    이날 워크샵은 인구 절벽에 따른 수요 위축과 보호무역주의 기조에 따른 시장 축소로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화두로 시작됐다. 

    구 회장은 "L자형 경기침체 등 지금까지와는 다른 양상의 위기를 맞아 향후 몇 년이 생존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위기극복을 위해 근본적인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하고 사업 방식과 체질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철저하게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 이끌 수 있는 세대 교체 필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란 전략이나 조직, 프로세스, 비즈니스 모델 등 기업 전반을 디지털 중심으로 변화시키는 경영전략을 의미한다.

    구 회장은 "LG가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근본적이고 새로운 변화를 위해 사장단이 '주체'가 돼 실행 속도를 높여야 한다"며 "제대로, 그리고 빠르게 실행하지 않는다면 미래가 없다는 각오로 변화를 가속화해 달라"며 당부했다. 

    이에대해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학과 교수는 그의 페이스북에 "나의 제자들은 최근에 해외 교수로 바로 간다. 내가 지도를 잘해서가 아니다. 10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의 젊은 세대가 글로벌 역량을 축적했고 앞 세대가 그런 투자를 해 왔기 때문"이라며 "해외연수, 배낭여행, 앞선 인터넷 등이 이들을 글로벌 시민으로 키워 왔기 때문이다. 새로운 세대란 글로벌 역량의 사람들이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병태 교수는 "아직도 차량공유가 택시의 경쟁자로만 보는 구세대로는 앞으로 잃어버린 일본을 답습할 가능성이 100%"라며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을 이끌 수 있는 이해와 경험이 없는 세대가 나라를 이끄는 것이 계속되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LG구광모회장이 78년생이니 386세대(60년대에 태어나 80년대에 대학을 다닌 세대)임원들의 상당한 세대교체가 불가피해보인다"며 "42세의 총수보다 10살 이상 차이나는 50대 중반 임원들은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시 구 회장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더 나은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수단"이라면서 "우리의 경쟁력을 한 차원 끌어올리기 위해 꼭 필요한 변화 중 하나"라고 강조해 이런 시류에 적극 동참할 것을 지시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