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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애널리스트들도 유료방송 시장의 발전을 위한 선결조건으로 '방송+통신' 융합을 꼽았다. 아울러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공룡 기업들의 아태지역 공략 가속화 속 '쿼터규제 개혁' 논의도 역설했다.
7일 마포가든호텔에서 열린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주최 '2020년 방송통신 시장 전망 컨퍼런스'에서 글로벌 시장분석기관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은 이 같이 밝혔다.
먼저 제시카 훅(Jessica Fuk) APAC 지역 멀티채널 및 브로드밴드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한국 유료방송시장 보급률은 상당히 높다. 중국, 인도, 다음으로 한국이 3위, 일본, 파키스탄의 보급률이 뒤를 잇고 있다"며 "그러나 최근 아태지역 케이블 산업은 IPTV, OTT 성장으로 감소세를 걷고 있다. 광고 측면에서도 업체들이 점점 인터넷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 시장통합과 리치 콘텐츠 확보 등으로 관련 시장을 성장시킬 수 있다"며 "한국에서도 2개의 계약(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LG유플러스-CJ헬로)이 정부 승인을 기다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M&A를 통해 인수되는 케이블 기업은 통신서비스와 번들링 가능, 재정적 지원이 가능해져서 기업의 주가가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리치 콘텐츠의 경우는 예컨대 프리미엄 스포츠 콘텐츠 독점권 확보가 중요하다. 가입자가 유료방송에 가입하는 이유는 시청하고픈 콘텐츠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은 게임전문채널이 강점을 보이고 있고 해외에 플랫폼이 라이센싱화 됐다. e스포츠가 주류로 자리잡으면서 향후 성장의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토마스 에드킨(Thomas Adkins) 케이건 그룹 TMT 수석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OTT를 견제할 수 있는 '쿼터규제 개혁'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호주에선 OTT가 굉장히 성과를 내고 있다. 헐리우드 콘텐츠 선호도가 높고 영어로된 콘텐츠를 수월하게 소비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넷플릭스 등 서구 콘텐츠들은 호주에서 자연스레 확장됐고, 글로벌 OTT 기업들 역시 호주를 중요 시장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호주 감독 당국은 OTT에 호주 로컬 콘텐츠 없다는 것을 우려, 쿼터규제 개혁 논의를 진행했다. 호주에서 OTT를 통해 발생한 매출 10%는 자국 콘텐츠를 개발토록 규제를 채택했다"며 "아태지역의 모든 국가들 역시 쿼터규제 논의가 자국의 콘텐츠를 살릴 수 있는 해법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발표 후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5G 상용화에 따른 서비스 접목을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권오상 미디어미래연구소 센터장은 "새로운 성장의 축으로 떠오른 5G로 동력을 삼아야 유료방송도 살아남을 수 있다"며 "AI, 빅데이터 등의 기술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5G의 B2C 서비스로 꼽히는 AR·VR에 어떠한 스토리텔링을 접목해 일반 소비자와 접목시킬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 사업에 대한 인식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곽동균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디어 사업은 규모의 경제, 범위의 경제 외 다른 경제원리가 적용되지 않는다"며 "이를 죄악으로 여겨서는 답이 없어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디어 도입 초기 만들어졌던 관행들이 지금도 유지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며 "이제는 '무엇을 할지'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 규제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