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무역분쟁·해외 수요부진·제조업 경기침체 '3중고'전년 동기 대비 매출 7.15% 감소, 순이익 62.5% 줄어삼성전자, 반도체 부진 3분기 영업이익 80.84% 감소
  • ▲ 10대 그룹 로고. ⓒ 연합뉴스
    ▲ 10대 그룹 로고. ⓒ 연합뉴스
    국내 주요 그룹 상장사들의 이익이 급감했다. 미국 무역 분쟁과 글로벌 수요 부진, 제조업 경기 침체 등 각종 악재가 겹친 탓이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기업집단 전문 데이터서비스 인포빅스가 10그룹 상장 계열사 90곳(금융사 제외) 3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3분기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총 6조162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5.63%가 쪼그라든 수치다.

    올해 초부터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도 27조4600억원에 그쳤다. 작년 동기(71조1041억원)보다 61.38% 줄어든 셈이다.

    10대 그룹 상장사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3.75%로 작년(14.28%)보다 3분의 1 이하로 급감했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률은 5.63%로 작년(13.92%)보다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작년 삼성전자가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 호황 덕에 좋은 실적을 냈던 것에 따른 역(逆) 기저효과도 있지만, 대부분 그룹의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을 보면 우리 기업들이 고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중 무역 분쟁이 장기화하고 반도체 업황 부진도 계속되면서 작년 12월부터 올해 10월까지 11개월 연속으로 월간 수출이 1년 전과 비교해 줄었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대에 그칠 것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그룹 가운데 선방한 곳은 현대차그룹 한 곳 뿐이다. 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증가했고 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현대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 2곳은 늘었다.

    반면 삼성그룹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79.19% 감소한 3조564억원에 불과했다. 반도차 업계가 작년에는 호황을 맞았지만 올해는 부진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올해 스마트폰·TV 영업이익은 늘었으나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80.84% 감소했다. 

    SK하이닉스를 주력 계열사로 둔 SK그룹 영업이익도 87.41% 줄었다.

    LG그룹은 핵심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가 LCD TV 패널 가격 급락에 직격탄을 맞고 적자 전환했다. 그룹 전체 영업이익이 133억원에 그쳤다.

    이는 작년 동기(1조5458억원)보다 99.14% 줄어든 수치로 10대 그룹 중 가장 큰 감소 폭이다.

    한진그룹은 항공업계의 비용 부담에 영업이익이 69.62% 급감했다. 주력 계열사 대한항공은 영업이익이 69.99% 감소했고 진에어는 적자 전환했다.

    항공 업계는 환율 상승, 최저임금 인상 등 비용 부담과 여행 산업 부진의 여파에 대한항공을 제외한 주요 항공사 대부분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밖에 한화그룹(-49.39%)과 현대중공업그룹(-37.58%), 롯데그룹(-34.99%), 신세계그룹(-18.30%), GS그룹(-10.37%)도 영업이익 감소율을 기록했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주력 기업 현대차가 올해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그룹 전체 영업이익(1조23억원)을 끌어 올렸다. 

    작년 엔진 리콜과 진동감지시스템(KSDS) 도입 비용 부담으로 적자를 기록했으나 올해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덕분이다.

    한편, 10대 그룹 전체 상장사의 매출액은 164조358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77조151억원)보다 7.15% 감소했고 현대차그룹(5.71%)을 제외한 모든 그룹이 역성장했다.

    매출액 감소 폭은 현대중공업그룹(-56.53%)이 가장 컸고, SK그룹(-25.68%)과 한화그룹(-13.29%), GS그룹(-10.46%)도 감소율을 나타냈다.

    10대 그룹 상장사의 3분기 전체 순이익은 7조246억원으로 작년(18조7337억원)보다 62.50% 감소했다.

    이 가운데 한진그룹과 LG그룹은 각각 2215억원과 200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나머지 그룹은 흑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