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회장단 간담회' 참석… "전반적으로 좋아지고 있다""정부에 할 얘기는 강력하게 하고 주도적으로 나서겠다"
-
그룹 회장으로 전격 승진한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이 실적 악화에 대해 "해양플랜트사업부에서 2000명의 유휴인력이 발생했는데도 원가를 줄이면서 선방한 편"이라며 "2022년부터는 상황이 괜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 회장은 20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바이올렛룸에서 열린 '경총 회장단 간담회'가 끝난 이후 기자와 단독으로 만나 "(회사가)해양플랜트사업부 유휴인력인 2000명에게 월급을 주면서 끌고 나가는 것 자체가 대단한거고, 그동안 적자는 계속 났지만 좋아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해양플랜트사업부 사람들을 배를 짓는데 투입했지만, 생산성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다"면서 "사람을 줄이면 좋지만 같이 공존하는 포용정책을 펼쳐야 한다. 지금은 전반적으로 아주 좋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대중공업의 해양플랜트사업부는 저유가가 본격화한 2014년 이후부터 어려움을 겪어왔다. 해양부문 수주는 2014년 아랍에미리트(UAE) 나스르 설비 수주 이후 4년간 일감을 따내지 못했다.
다행히 지난해 10월 멕시코만 일대 원유개발사업인 '킹스 키 프로젝트'에 들어갈 5130억원 규모의 부유식 원유생산 설비를 따냈지만, 올해 10월까지 2000여명의 유휴인력이 발생해 희망퇴직, 유급휴직 등을 시행한 바 있다.
권 회장은 "조선, 제철, 석유·화학, 자동차 중 우리가 제일 먼저 5~6년 전부터 구조조정에 들어갔기 때문에 지금은 견딜만해졌다"며 "자꾸 옛날 생각해서 안좋아졌다 그러는데, 배값이 1억5000만달러짜리가 8500~9000만달러로 떨어진 상황에서 지금 끌고가는 것도 대단하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전날 권오갑 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발령하는 등 임원 총 74명의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권오갑 회장은 1978년 현대중공업 플랜트영업부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40년 만에 사실상 그룹 1인자 자리에 올랐다.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직은 지난 2017년 말 최길선 회장 퇴임 이후 2년간 공석이었다.
권 회장은 이번 승진에 대해 "사실상 일은 회장처럼 하고 대우는 사장처럼 받고 있었다"면서 "회장직으로 올라가는 것에 대한 부담은 있었지만 주위에서 다 바라는 부분이 있었고, 앞으로는 정부에 할 얘기는 강력하게 하면서 주도적으로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