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15조9천억 증가…연간 기준 둔화 추세全기관 주담대 830조…2007년 대비 2.4배↑소득보다 빠른 부채 수준 여전히 높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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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계부채가 소득보다 빠르게 늘고 빚 수준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증가율은 둔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며 전체 금융기관의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확대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3분기 가계부채 잔액은 1572조7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5조9000억원 증가했다.

    올해 가계 빚 증가 규모를 보면 1분기 3조2000억원으로 소폭에 그쳤으나 2분기 16조8000억원으로 반등하면서 3분기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3분기보다는 58조8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2016년 4분기 이후 11분기 연속 둔화다. 2004년 2분기 이후 최저 수준이기도 하다.

    가계신용은 가계부채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금융회사에서 빌린 대출(가계대출)과 신용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을 합한 금액이다.

    가계부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계대출 잔액은 1481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3조5000억원 증가했다. 

    비은행과 기타금융기관 대출이 감소세로 전환했으나 은행 주담대 중심으로 증가 규모가 확대됐다. 올해부터 시작된 비은행권 대출 규제로 은행으로 넘어간 대출수요가 많아진 영향이다. 

    은행은 아파트 매매거래와 전세자금대출 수요 증가로 18조7000억원 증가했고, 비은행은 대출 규제에 따른 리스크 관리 강화로 주담대 감소 폭이 확대되고 기타대출 증가 폭이 축소해 -1조9000억원 감소했다. 

    기타금융기관도 주담대와 기타대출 모두 축소해 -3조2000억원 감소했다. 대내외 경기 둔화로 주가가 크게 하락한 탓에 신용융자가 감소하면서 기타금융중개회사의 대출이 크게 줄었다. 

    서유정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은행은 DSR 규제가 작년 10월부터, 비은행은 올해 6월부터 시작해 정책 시행의 시차가 발생한다"라며 "비은행은 3분기 들어 본격적으로 대출이 둔화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DSR 규제 외에도 집단대출 신규 취급 금지 등 여타 규제들이 비은행권에 영향을 미치는 와중에 집단대출이나 잔금대출 있는 상황인 차주들이 금리가 낮은 은행으로 대출을 전환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은행 주담대가 늘면서 전체 금융기관의 주담대 증가 폭을 확대시켰다. 2분기 8조4000억원 늘어난 데 이어 3분기 9조5000억원 증가했다. 

    전체 금융기관의 주담대 잔액은 830조3000억원으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7년 말(343조8000억원) 대비 2.4배 껑충 뛰었다.

    한은은 이번 통계부터 전체 주담대 수치를 공표한다. 기존에는 은행과 주택금융공사의 수치만 일부 공개했으나 캐피탈사, 보험사, 여신전문회사도 추가했다.  

    가계부채를 전체적으로 봤을 땐 전 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모두 증가 규모가 줄며 증가세 둔화를 이어가고 있으나 소득 대비 부채 증가율이 빠르게 불어나고 있어 빚 부담은 가중되는 모습이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명목 GDP 증가율은 1.3%,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86.1%다. 2018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9개 국가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30.6%로 차이가 크다. 

    서 팀장은 "2012년 이후 급격히 늘었던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천천히 떨어지고 있으나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나 명목 GDP 대비 부채비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면서도 "부채 레벨 수준은 정부의 대출 규제로 점점 둔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판매신용 잔액은 91조1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2조4000억원 늘었다. 추석연휴 효과로 여신전문회사 중심으로 증가 폭이 확대됐다. 증가 폭은 1분기 마이너스(-1조9000억원) 수준에서 2분기(5000억원) 반등한 뒤 상승곡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