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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과 셀트리온이 글로벌 시장 직접판매(직판) 체제를 가동하면서 수익성 확대를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그간 제약·바이오 업계의 해외 진출은 현지 파트너사를 통해 이뤄졌지만, SK바이오팜과 셀트리온의 성과에 따라 향후 글로벌 직판 확대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과 셀트리온은 각각 미국과 유럽에서의 직판을 위해 출시 전 현지 영업인력 확보 등 준비작업이 진행 중이다.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를 내년 2분기 미국에 출시하고 미국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가 현지 영업·마케팅을 직접 맡는다.
SK라이프사이언스는 미국 전역을 12개 권역으로 나눠 지역별로 세일즈 디렉터를 배정하고, 110명의 영업인력을 채용한 상태다. 미국서 1만 4000명의 의사들을 대상으로 직접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SK바이오팜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성인 뇌전증 환자의 부분 발작 치료제로 엑스코프리의 시판 허가를 받았다. 혁신 신약으로 신약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개발, 판매 허가 신청(NDA) 등 모든 과정을 독자적으로 진행해 FDA의 승인을 받은 것은 국내 첫 사례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부터 본격적인 직판 체제에 들어간다. 램시마SC의 해외 유통 및 마케팅을 담당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주요 유럽 시장에 14개의 법인 및 지점을 잇는 자체 직판망을 통해 판매할 계획이다.
2020년 2월 독일을 시작으로 3월부터는 영국, 네덜란드 등 주요 시장에서 램시마SC를 순차 출시해 2020년 연말까지 유럽 전역으로 제품 판매를 확대한다.
2022년부터는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시장인 미국에도 진출해 전 세계 50조원 규모 TNF-α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유럽 TNF-α 억제제 시장에서 성공적인 영업·마케팅 경험이 있는 현지 전문 경력자 위주로 지속 영입하고 있어 내년 연말까지 300명 수준의 판매 인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SK바이오팜과 셀트리온이 직판 체제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수익성 확대 때문이다. 글로벌 파트너사에 지급하는 수수료 없이 판매이익을 독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셀트리온의 경우 기존 유통 파트너사에 지급하고 있는 수수료가 램시마의 경우 최대 55%~최소 30%로 평균 40%이며 트룩시마 평균 38%, 허쥬마 평균 37%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램시마SC부터 직판 체제를 통해 파트너사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없어 셀트리온헬스케어 영업이익의 큰 폭 증가가 전망된다.
SK바이오팜 역시 미국에서 발생하는 엑스코프리의 판매이익을 독점하게 된다.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은 "미국 현지 제약사와 협업해 마케팅을 할 경우 이익이 절반 밖에 안 난다"며 "특히 뇌전증 같은 경우에는 세일즈맨 100명 정도면 미국 시장에서 직접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검토해서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SK바이오팜과 셀트리온의 직판 체제에서 시장 침투 및 성장 속도 등을 통한 성공여부에 따라 글로벌 시장 진출 기업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