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 유화' 탈바꿈 시도2023년까지 케미칼에 20조 투자 2030년 글로벌 톱7 화학사 목표
  • ▲ 신동빈 롯데 회장. ⓒ롯데
    ▲ 신동빈 롯데 회장. ⓒ롯데
    신동빈 롯데 회장이 ‘선택과 집중’에 나선다. 유통업황 부진으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롯데는 수익성에 초점을 맞춰 투자규모를 조절 중이다. 이에 따라 핵심사업인 롯데케미칼에 실탄을 집중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김교현 롯데 화학BU장(사장) 등은 최근 아구스 구미왕 카르타 사스미타 인도네시아 산업부 장관을 만나 현지 석유화학 단지 건설 사업을 논의했다. 김 사장이 신동빈 회장을 대신해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건설과 관련된 얘기를 나눈 것이다.

    롯데케미칼은 2030년 글로벌 톱7 화학사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유화단지는 해당 계획을 뒷받침할 큰 그림이다. 오는 2023년까지 케미칼에 20조원을 투자해 전통 유통기업에서 유화기업으로 거듭나려는 롯데는 이 중 4분의 1인 5조원을 인도네시아에 투자한다. 당초 4조원 규모에서 1조원을 늘렸다.

    롯데는 지난달 31일 신동빈 회장과 황각규 부회장, 계열사 CEO 등 150여명이 참석한 그룹 간담회에서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국내 및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심화됨에 따라 전 계열사가 위기감을 갖고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황각규 부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지속성장을 하려면 이익이 큰 계열사에 투자를 집중하는 것이 맞다”며 “재원이 제한된 상황에서는 실적이 좋지 않은 곳은 투자를 줄일 수 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롯데그룹의 ‘실적효자’는 케미칼이다. 케미칼은 지난 2017년 롯데그룹 전체 매출액 100조원 중 16조원을 담당했다. 롯데그룹의 전체 실적의 ‘견인차’ 역할을 맡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롯데는 인도네시아 유화단지에 당초 금액 보다 20% 늘어난 5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올해 중순 미국 루이지애나주 에탄크래커 공장을 가동한데 이어 인도네시아 사업장 준공에도 박차를 가해 실적증가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롯데 관계자는 “잘되는 사업에 더 많은 집중을 하는 것은 당연한 업무방식 중 하나”라며 “신동빈 회장에 롯데케미칼은 친정이나 마찬가지다. 지주사 편입으로 케미칼을 더욱 가깝게 끌어안은 만큼, 이 회사를 중심으로 그룹 전체의 경영 방향성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