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兆 마곡 마이스 품은 롯데건설, 사업계획 빛났다GS건설 10년 공들인 위례신사선, 승기 잡을지 관심정비사업 수주 치열,지방도 열기 활활
  • ▲ 롯데건설 컨소시엄이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마이스 복합단지 특별계획구역 건설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 SH공사
    ▲ 롯데건설 컨소시엄이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마이스 복합단지 특별계획구역 건설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 SH공사
    건설사들이 연말을 앞두고 새 먹거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정부의 규제 강화로 일감이 줄어드는 가운데 돌파구 찾기에 총력을 다하는 분위기다.

    ◆롯데건설, 3.5조 마곡 마이스 수주…승기 잡았다

    연말 건설사 수주대전이 치열한 가운데 가장 먼저 웃은 곳은 롯데건설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최근 서울 강서구 마곡 마이스(MICE) 복합단지 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롯데건설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마곡 마이스 복합단지는 땅값만 1조원, 사업비 3조5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2만㎡ 이상의 컨벤션, 호텔(400실 이상), 문화집회시설(1만5000㎡), 원스톱비즈니스센터, 생활형 숙박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이번 수주전에서 가장 관심이 쏠린 부분은 롯데건설과 한화건설의 빅매치였다. 

    앞서 진행된 서울역북부역세권 입찰권을 한화건설을 중심으로 한 한화컨소시엄 그룹이 가져가게 되면서 롯데건설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됐다.

    수주 실패를 맛본 롯데건설은 노력 끝에 SH의 마곡 마이스 사업 수주 사업권을 획득하게 됐다. 

    특히 이번 사업에서 승패를 결정한 부분은 '사업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우선협상자 선정 과정에서 사업계획서평가 배점이 무려 800점에 달했기 때문이다. 

    입찰가격평가는 200점에 불과해 더 높은 가격을 써냈다 할지라도 사업자 선정에 큰 메리트는 없었다는 후문이다. 

    SH공사는 롯데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연내 협상을 거쳐 최종 사업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정식계약이 체결되면 인허가를 거친 뒤 2021년 착공, 2024년 하반기 준공하게 된다.

    대규모 사업을 수주한 롯데건설은 서울역 북부역세권 수주전에서 맛본 굴욕을 씻고 승자로 거듭나게 됐다.

    ◆ 위례신사선 사업자 연내 발표, GS건설 '웃을까' 

    연말을 앞두고 수주 경쟁은 열기가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다. 연내 사업자 선정이 예정돼있는 1조5000억원 규모 위례신사선 사업권을 누가 갖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위례신사선 사업은 총 5개의 컨소시엄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사업제안자인 GS건설 컨소시엄을 비롯해 한신공영·IBK투자증권 컨소시엄의 경쟁 구도로 이뤄졌다.

    지난 9월 1단계 사전적격성심사(PQ)를 통과했고 현재 2단계 기술·가격 평가 제안에 참여했다. 현재 서울시는 외부평가기관 선정을 진행 중이고 연내 최종 사업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위례신사선 사업 수주전의 관전포인트는 최초 제안자인 GS건설의 사업권 획득 여부로 꼽힌다. 

    위례신사선 사업이 시작된 것은 지난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성물산 컨소시엄이 서울시에 제안하며 시작됐지만 수익성을 이유로 손을 뗐고, 2016년 컨소시엄 구성원이었던 GS건설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후 GS건설은 위험분담형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rs)방식을 새로 제안했고 사업을 진행해나갔다. 이는 민간사업자가 발주처와 함께 노선 운영 이익과 손실을 분담하는 사업방식으로 위험 부담이 훨씬 적은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향후 GS건설이 위례신사선 사업권을 따낼 경우 과거 의정부경전철 사업에서 맛본 굴욕을 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의정부경전철 파산 원인으로  잘못된 수요예측과 수익형 민간투자자사업방식이 꼽히는데, 실패 요인을 면밀히 분석한 뒤 위례신사선 사업제안서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GS건설이 내세우는 강점은 10년간의 사업 연구, 의정부 경전철 사업의 경험, 서울지하철을 운영 중인 서울교통공사의 컨소시엄 참여 등이다.

    하지만 서울시가 이번 입찰평가에서 최초 사업제안자에게 평가점수 1%만 우대점수로 주는 만큼, 사업제안자로서 GS건설이 얻는 혜택은 크지 않다.

    특히 재무투자자(FI)들이 대거 참여한 탓에 사업자 선정 결과도 쉽게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재무투자자들은 보통 건설투자자보다 자금 조달에 유리하다보니 금융비중이 높으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위례신사선은 서울 강남 중심부를 관통하는 대표적인 황금노선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큰 만큼 사업권을 따내기 위한 컨소시엄들의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남3구역·대전 장대B구역 등 정비사업 수주도 총력

    분양가 상한제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위축되는 가운데 진행중인 정비사업 물량을 손에 쥐기 위한 건설사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최근 현대·GS건설·대림산업은 한남3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과열 수주전으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국토부와 서울시가 합동조사를 벌인 결과 입찰무효를 결정했고 한남3구역 재개발조합은 뚜렷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3개 건설사는 한남3구역 입찰권을 따내기 위해 사업비, 이주비를 무이자로 지원하고 확정분양가, 임대주택 제로화 등 다양한 조건을 조합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남3구역은 한남동 686번지 일대 38만6395.5㎡을 재개발하는 곳으로, 총 5816가구 중 4940가구를 일반 분양(임대 876가구)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최근 서울내 정비사업 수주가 점점 어려워지다 보니 건설사들로서는 최대한 조합원들의 이익을 보장해서라도 사업권을 따내고 싶을 수 밖에 없다.

    규제 강화로 공급은 줄고 정비사업 수주 가뭄 현상이 나타나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셈이다.

    이같은 상황은 서울을 넘어 지방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대전광역시 유성구 장대B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전에서도 현대·대림·포스코·계룡건설로 구성된 현대사업단과 GS건설이 시공권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혈투를 벌이고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규제 강화로 건설사들의 영업환경이 녹록치 않다보니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추세"라며 "정부가 규제 수위를 계속 높이면서 건설사들을 궁지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