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대우 수주영업 활발…삼성·현대 참여후 경쟁구도 변화"빠르면 내년 초 시공사 선정…"건설사별 제안서 나와야 윤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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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의도 시범아파트 입구. 사진=박정환 기자
서울 여의도 최대 규모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인 시범아파트 수주전이 사상 초유의 '빅매치'를 예고하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1~3위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 대우건설이 나란히 참여를 예고하면서 업계 '톱3'간 맞대결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빠르면 내년초 시공사선정이 예정된 가운데 현재로선 브랜드파워 삼성물산과 영원한 업계 맏형 현대건설의 양강구도를 점치는 분위기다. 다만 추후 건설사별 상세사업조건이 제시되면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적잖다.지난 24일 직접 찾은 시범아파트 현장은 재건축 수주를 위한 건설사들의 사전작업이 한창이었다. 각 건설사들은 단지내외부 곳곳에 '통합심의 통과'를 축하하는 홍보현수막을 내걸고 수주의지를 내비치고 있었다. 여기에 영업사원을 활용한 수주영업 등 물밑경쟁도 치열히 전개되고 있다는게 입주민들 전언이다.현장에서 만난 주민들도 빠르면 내년초 진행될 시공사선정에 지대한 관심을 표했다. 해당단지에 9년째 거주중이라고 밝힌 한 입주민은 "삼성이든 현대든, 대우든 누구나 다 들어본 건설사들"라며 "1~3위 건설사가 모두 재건축 참여 의사를 밝힌 것 자체가 시범아파트의 여의도내 상징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또다른 주민은 "경로당이든 단지내 식당이든 가장 큰 화두가 재건축사업과 시공사 관련 얘기"라며 "최근 단지내외부에서 건설사 영업사원들도 심심치 않게 목격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
- ▲ 건설사들의 홍보현수막. 사진=박정환 기자
시범아파트는 13층 1584가구 규모로 1971년 준공된 55년차 단지다. 재건축을 통해 최고 65층, 2493가구로 탈바꿈하게 된다. 내년초 시공사를 선정한 뒤 사업시행계획인가 및 관리처분계획인가를 거쳐 2029년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일부가구에서 한강변 조망이 가능하고 단지 규모도 커 여의도내 핵심사업지로 꼽힌다. 시범아파트 시공권 획득에 성공할 경우 추후 진행될 여의도 재건축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게 정비업계 분석이다.무엇보다 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에는 이번 사업을 무조건 따내야 하는 각자의 사정이 있다.앞서 2023년에는 대우건설이 공작아파트, 2024년엔 현대건설이 한양아파트를 수주했고 지난달엔 삼성물산이 수의계약을 통해 대교아파트 시공권을 획득했다. 각 건설사들별로 여의도에 한곳씩의 재건축 사업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이런 가운데 후속사업 연계수주 가능성을 높이고 상징성이 큰 여의도에 브랜드타운을 조성하려면 지역내 최대단지인 시범아파트 수주가 선행돼야 한다.개업 공인중개사들도 대체로 삼성물산 '래미안'과 현대건설 '디에이치'의 우세를 예상했다.K개업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초창기만 해도 일곱에서 여덟개 건설사 영업사원들이 단지 주변을 돌아다녔는데 지금은 삼성물산과 현대건설만 남았다"며 "노인분들은 래미안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고 현대는 아파트 쪽 최강자라는 이미지가 있다. 다만 아직 제안서가 나오지 않아 두 건설사간 우열을 가리긴 어렵다"고 설명했다.A개업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시범아파트는 2017년 6월경에 사업지정고시를 받았는데 그때부터 대우건설 얘기가 많았다. 만약 그 시점에 시공사를 선정했으면 대우가 됐을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주민들 사이에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고 그 둘은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그래도 굳이 순위를 매기자면 삼성이 1위, 2위가 현대다"며 "다만 삼성물산 경우 수의계약을 맺은 대교아파트에서 이주비 대출이나 금리 등 사업조건이 조합원 기대에 못미쳤다는 말도 나온다. 만약 삼성물산이 대교보다 훨씬 좋은 조건을 시범에 제시할 경우 기존 대교 조합원들의 반발이 거세질 수 있어 그 부분도 변수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
- ▲ 시범아파트 전경. 사진=박정환 기자
입주민 의견도 분분했다. 한 주민은 선호하는 시공사를 묻는 질문에 "어디 가서 할머니들과 얘기해보면 다 삼성이라고 그런다"며 "'그래도 아파트는 래미안'이라는 의견이 상당수"라고 답했다. 반면 또다른 주민은 "조합원들을 대하는 태도나 기업 규모만 보면 일단 현대가 믿을만해 보인다"는 의견을 남겼다.추후 건설사별 사업조건에 제시돼야 경쟁구도가 잡힐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C개업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구체적인 제안서가 아직 나오지 않아 시공사를 갖고 왈가왈부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시범은 여의도에서 가장 큰 대단지이자 간판단지인 만큼 조합원들도 '우리만을 위한 제안서를 들고 오는지 지켜볼 것'이라는 스탠스가 좀 있다"고 말했다.이어 "여의도에서 단지와 한강 사이가 '뻥' 뚫린 단지는 시범과 목화, 서울 단 3곳뿐"이라며 "상징성과 사업성을 동시에 갖춘 몇 안되는 단지여서 그 어느때보다 치열한 경쟁을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