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사 영역이던 관련 업무 개시…삼성·NH·KB·BNK투자증권 잇달아
  • 증권사들이 IB(기업금융) 사업을 통해 이익 기여도를 높여가는 가운데 기존 신탁사들의 영역이었던 자금관리 업무까지 추가하며 서비스를 확대해가는 모습이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 등 증권사들이 IB와 관련한 자금관리 부수 업무를 잇달아 신고했다.

    삼성증권은 지난 5일 '부동산 개발사업 및 구조화 과정의 자금관리 업무', NH투자증권은 이보다 앞선 10월 중순 '투자조합 자산보관 및 자금관리 대리사무'에 대한 업무개시 사항의 신고, 관련 업무를 개시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대체투자에서, 혹은 사모펀드 투자 등에서 발생하는 자금관리가 주된 내용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증권사에서 IB 업무가 강조되면서 이 영역에서의 서비스를 공고히 하는 의미가 있다"면서 "증권사로부터 빌린 돈과 외부로부터 투자받은 돈, 직접투자한 자금 등의 각각 만기·출납·조달 관리 등 실무적인 부분에서의 서비스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관련 업무를 신고한 증권사는 5곳이다. BNK투자증권은 삼성증권과 마찬가지로 부동산 개발사업에서의 자금관리 지원업무를 추가했다. 메리츠종금증권과 KB증권은 NH증권과 마찬가지로 투자조합 자금관리 지원 업무를 신고, 서비스하고 있다.

    잇달아 증권사들이 기존 신탁사들의 업무 영역이었던 자금관리 업무까지 개시한 것은 대형사·중소형사 할 것 없이 최근 증권업계가 IB 영역을 주 수익원으로 집중하는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 26개 증권사의 영업 순수익(영업수익에서 판관비 외 영업비용을 뺀 금액)에서 IB 비중은 2014년 10% 후반대에서 올해 상반기 말 35% 수준으로 늘었다.

    그동안 증권사들의 기본적인 IB 관련 업무는 자금을 조달하는 영역까지였다면 자금을 모아 집행하고, 출납 관리까지 하는 실무적인 기능까지 확대함으로써 고객사에 대한 서비스를 추가한 것이다.

    IB에서 필수적인 업무 영역은 아니지만 제공된다면 고객사 입장에서 플러스알파의 편의가 되는 일종의 종합서비스인 셈이다.

    NH투자증권은 특별히 최근 정부 육성정책 등에 따라 수요가 높아진 벤처투자조합에 대한 IB 수요를 공고히하겠다는 목적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벤처투자조합은 오퍼레이션 업무 영역에 대한 필요가 높다"면서 "이에 대한 수요를 파악했고, 신고를 통해 업무가 가능한 증권사로서 해당 서비스까지 제공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BNK투자증권은 지난해 증권사 중 가장 먼저 업무를 개시했다. BNK투자증권은 IB 수수료를 대형사가 독식하는 가운데 중소형사로서 약진하고 있다. 지난해 IB수익은 전년대비 364% 커졌다. BNK투자증권 관계자는 "올해 새로 자리한 김병영 대표는 물론 금융지주사 차원에서도 IB 특화를 강조하고 있다"면서 "대대적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할 수 있는 서비스를 함께 채워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회계평가는 회계법인에서 하고 법률자문은 법무법인에서 하듯 자금관리와 같은 실무적인 부분은 신탁사에서 하는 것이 주 흐름이었다"면서 "IB업무 영역에서 자금관리는 굉장히 작은 부분이지만 이같은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회사들의 수요가 분명 존재하고 있고, 증권사들도 이에 대응 태세를 갖추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