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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천NCC가 다운사이클에 진압한 업황 탓에 올 들어 매출 및 수익성이 하락했다. 문제는 향후 주력 제품 수급 악화로 수익성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게다가 앞선 대규모 투자와 고배당 정책으로 재무안정성까지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여천NCC의 신용등급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조원무 한기평 전문위원은 "주요 제품 수급 악화로 영업실적 하락세가 지속됐고, 향후 주력 제품 과잉공급 심화로 영업수익성 약세가 지속될 것이며 대규모 투자, 고배당 정책 등으로 재무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기보고서 분석 결과 별도 기준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357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070억원에 비해 41.1% 급감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3조7265억원)도 16.2% 줄어들었으며 영업이익률(9.59%)도 4.04%p 낮아졌다. 순이익(2719억원)도 38.3% 감소했다.
특히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순이익 등 수익성을 나타내는 세 지표는 모두 3분기 기준 2017년을 고점으로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영업이익(7936억원)과 순이익(6009억원)은 각각 54.9%, 54.7% 급감하면서 반 토막 났으며 이익률(19.7%)도 10.1%p 크게 줄었다.
이처럼 영업수익성은 2017년을 고점으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에틸렌, 부타디엔, 스티렌 모너머(Styrene Monomer, SM)의 이익 감소, 벤젠의 적자 지속 등이 전반적인 수익성 저하의 주요 원인이었다. 에틸렌은 북미 ECC(에탄 분해설비) 공급 확대,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수요 부진 등으로 스프레드가 축소되면서 수익성 저하 추세가 이어졌다.
프로필렌은 2018년 제조원가에 적용되는 등가계수 상향 등으로 수익성이 저하됐다가 올 들어 3분기까지는 등가계수 하향 조정 등으로 수익성이 반등했다. 부타디엔은 합성고무 수요 부진에 따른 과잉공급 심화로 수익성이 지난해보다는 저하됐지만, 영업이익률이 36%로, 절대적 수준은 높은 편이었다.
벤젠의 경우 SM 정기보수 및 트러블 등으로 과잉공급이 심화된 결과 마진 약세가 이어지면서 영업손실이 지속됐다. SM은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ABS(고기능 합성수지) 등 전방수요 감소 영향으로 스프레드가 축소돼 올해도 수익성 저하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조원무 전문위원은 "경쟁사에 비해 기초유분 생산능력은 국내 수위권이지만, 다운스트림인 합성수지 생산능력이 거의 없다보니 기초유분 의존도가 높아 경기 변동에 상대적으로 민감하고 이익변동성이 높은 편으로 외형 및 이익 확대에 일정 수준 제약이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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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중기적으로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전개되면서 현 수준에 비해 수익성이 점차 저하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당장은 이익기여도가 높은 에틸렌, 프로필렌 과잉공급이 심화돼 마진이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미중 부역분쟁 장기화 등으로 인해 중국 및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2017~2019년에 걸쳐 미국에서 완공된 ECC가 순차적으로 가동을 개시한 데 이어 2020년 이후에는 중국에서도 NCC(나프타 분해설비), PDH(프로판 탈수소화설비) 등 대규모 설비 증설이 진행될 예정임에 따라 향후 공급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지난해 중국 정부가 SM에 반덤핑 과세를 부과한 이후 한국산 SM의 중국향 수출물량이 급감한 것과 같이 향후 중국의 신증설 진행 과정에서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반덤핑 과세 부과 품목을 확대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원종현 한신평 실장은 "향후 중국의 석유화학제품 자급률이 상승하는 가운데 보호무역 기조를 강화해 한국산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되고 시장 내 경쟁이 심화될 경우 동사의 수익성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밖에 2017년 이후 국내 정유사들도 에틸렌 생산설비 증설 계획을 다수 발표해 투자를 진행 중인 점도 중장기적인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또 다른 문제는 대규모 투자 계획과 고배당 정책 등으로 재무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업안정성 및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NCC(에틸렌 기준 33만5000톤) 증설 및 BD(부타디엔, 13만톤) 설비 신설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NCC 증설(6000억원), BD신설(1400억원) 등 대규모 투자 계획이 자금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조인트벤처(JV) 특성상 거액의 배당금 지급이 △2015년 1200억원 △2016년 2700억원 △2017년 4000억원 △2018년 8600억원 등으로 매년 발생했고, 2020년 결산 배당에서도 고배당 정책이 지속될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분기보고서 분석 결과 3분기 누적 기준 차입금 규모는 5372억원으로, 2017년 2780억원, 지난해 5169억원 등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같은 기간 1300억원, 2800억원, 4000억원 순으로 증가한 사채 때문이다. 사채가 3배 이상 늘면서 차입금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원종현 실장은 "업황 하락에 따른 영업현금창출 감소, 투자 및 배당 부담 등으로 커버리지·레버리지가 상승되는 등 재무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업황 하락이 확연해지고 있는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증설 투자 완료 이후 외형 확대 및 수익성 방어 수준과 재무부담 완화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