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부회장의 혁신 의지가 현대차 입사 계기돼상용화 시점 예측키 어려워, 우버 계획 2023년 쯤 예상안전 최우선…기체 조정 통해 낙하산 적용 가능할 듯
  • ▲ 신재원 현대차 부사장ⓒ현대자동차그룹
    ▲ 신재원 현대차 부사장ⓒ현대자동차그룹

    신재원 현대자동차 부사장은 현대차그룹이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사업을 확장하는데 있어 최적화된 기업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실제 상용화가 되면 수요가 급증하는데, 이 경우 현대차그룹과 같은 대량 생산 체제가 갖춰져야만 대응할 수 있단 이유에서다.

    NASA 출신인 그가 현대차에 합류하게 된 계기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강한 혁신 의지와 조국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고 했다.

    신재원 현대차 부사장은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다레이 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현대차그룹이 UAM 사업 분야에서 분명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며 "UAM 비행체를 아무리 설계를 잘하고 디자인 잘해도 양산체제 못가면 아무 소용이 없는데 현대차는 대량 생산 체제가 갖춰졌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UAM이 실제 상용화되면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 하루에도 수백번 운행을 해야 하는 시장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생산이 많이 늘어나야 한다"며 "기존 항공기 만들듯이 만들 수는 없고 기존 완성차 제조와 같은 방식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현대차그룹의 이런 양산 능력은 매우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신재원 부사장은 UAM이 향후 현대차 미래를 책임질 중요한 사업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 부사장은 "전통적인 항공업체들은 하이테크놀러지인데 생산량이 적은 시장이다. 자동차는 하이테크놀러지인데 생산량이 많다"며 "UAM은 두 산업의 중간 정도로 고도화된 기술을 요구하면서도 생산량이 많은 산업군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에는 완성차 업체와 항공사간 경계가 없어지는 현상이 기술적으로 많이 일어나고 있다"며 "UAM은 항공기와 자동차가 같이 추구하고 공유할 수 있는 점을 갖춘 종합적인 시장이라고 보면 된다. 자율주행과 전동화가 필수적이라 완성차 업체도 충분히 승산이 있고 매우 커질 시장이기 때문에 여러 업계에서 접근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용화 시점에 대해서는 우버 계획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신재원 부사장은 "상용화 시점을 현재 예측하긴 어렵다. 업계는 우버가 계획하는 시점을 표준이라 보고 있다"며 "우버가 2023년 시범적으로 상용화 운영을 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완전 자율주행이 아닌 조종사가 있어야 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우 한정적인 도시의 일정 지점에서 공항까지 이동하는 정도로 이용될 것으로 보며 시범적으로 운행하는 테스트 수준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완성차 업체가 생산하는 비행체인 만큼 안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신재원 부사장은 "UAM 안전성은 매우 중요해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편법을 써서도 안되고 완벽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비행기는 매우 크기 때문에 낙하산을 생각할 수 없고 헬리콥터도 무거운 엔진을 사용하기에 낙하산 적용이 어렵다"면서 "기체 무게 조정을 잘 해야겠지만, (UAM)은 낙하산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행체가 완전 제어가 안되는 긴급 상황의 경우 낙하산 등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 가능하는 방법이 있다는 것.

    신재원 부사장은 UAM 로터 컨트롤이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 했다.

    그는 "헬리콥터는 메인 로터가 고장나면 제어가 안된다. 콘셉트 PAV는 로터를 여러 개(8개) 사용하기 때문에 로터 하나가 고장이 나더라도 컨트롤이 충분히 가능하다'며 "하나가 고장나더라도 컨트롤을 할 수 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규제에 대한 부분도 놓치지 않았다.

    신재원 부사장은 "규제를 무조건 완화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기존의 규제를 어떻게 수정하고 보완해야 하는 것인지 먼저 생각해야 한다"며 "어떤 규제를 어떻게 수정보완하고 규제가 제도로 작동하게 될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부사장은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수요가 워낙 크기 때문에 결국 시장은 열리게 된다는 것"이라며 "시간이 더 걸릴 순 있지만 수요가 있으면 시장은 열리는 것이 자본주의 시장의 이치다"라고 덧붙였다.

    현대차에 입사한 계기에 대해 처음으로 속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신재원 부사장은 "무엇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혁신 의지가 신선하게 다가왔고 그게 올바른 비전이라 생각해서였다"며 "이와 함께 계속 미국에서만 일했는데 조국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도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대차의 UAM 사업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신재원 부사장은 1989년 미 항공우주국 산하 글렌리서치센터(Glenn Research Center)에 입사해 항공안전 및 항법 시스템 연구개발을 담당했다.

    입사 19년만인 2008년에는 동양인 최초로 미 항공우주국 최고위직인 항공연구 총괄본부 본부장으로 승진해 항공우주국의 모든 항공연구와 기술개발을 관리하는 최고 위치에 올랐다.

    미 항공우주국에서의 활동 외에도 2008~2014년에 백악관 국가과학기술위원회 항공과학기술분과위원회 공동위원장을, 2014~2015년에는 국제항공연구포럼(IFAR) 의장을 역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