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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이 노조의 기습·게릴라 파업으로부터 회사를 살리기 위해 '부분 직장폐쇄' 카드를 꺼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자동차는 오늘부터 야간 근무조(15시45분~0시30분)를 대상으로 직장폐쇄를 실시한다. 지난해 6월에 이어 직장폐쇄는 이번이 두번째다.
오전 근무조(7시~15시45분)에 대해서는 회사에 출근해서 일을 하겠다는 근로희망서를 작성하는 노조원들에 대해서만 공장에 들어가서 일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사측이 이같은 강경한 조치를 취한 것은 노조의 잇따른 파업으로 회사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서다.
노사는 2019년 임단협 과정에서 절충안을 찾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노조는 약 500시간의 파업 등으로 4500억원 가량의 매출 손실을 초래했다.
특히 노조들은 파업 참여율이 30% 수준으로 떨어지자 파업 방식을 전면파업과 부분파업에서 게릴라 파업으로 바꿨다.
예를 들어 지난 8일 오후 2시30분 노사간 협상에서 사측은 일시금을 기존 400만원에 100만원을 더 지급하겠다고 제안했다.
부산공장이 르노그룹 내 시간당 인건비가 제일 높은 상황에서 기본급인상을 통해 시간당 인건비를 더 높일 수는 없고 일시금 보상, 통상임금 인상 등을 통해 보전해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노조는 기본급 인상을 주장하며 맞섰다. 9일에 재협상을 하기로 했던 노조는 갑자기 파업에 나섰고 회사는 기습적인 파업에 적잖은 피해를 봤다.
강성집행부와 강성대의원 일부에 의해 일하길 원하는 대다수 일반 노조원들이 일을 못하고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도 심각하다. 파업 참여율이 30%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 그 방증이다. 사측은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때문에 일하고 싶은 노조원들은 일하지 못해 임금을 못받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무엇보다 피해가 큰 것은 협력업체들이다. 예정된 파업이 아니라 정상적으로 출근했다가 갑자기 파업을 하는 식이다보니 협력업체들은 속수무책으로 손실을 떠안게 되는 것이다.
결국 르노삼성은 회사를 살리기 위한 조치로 부분 직장폐쇄를 결정하게 됐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경우 하루에 평균 650~700대 정도 생산한다. 하지만 노조의 게릴라식 파업으로 가동률이 급격하게 떨어졌고, 오후 근무조를 대상으로 직장폐쇄를 하기로 했다. 대신에 오전 근무조들로 최대한 공장 가동을 해보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전체 생산량이 200~300대 수준으로 감소하겠지만, 게릴라식 파업으로 100여대도 생산 못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판단에서다.
업계에서는 자칫 르노 본사에서 부산공장의 낮아진 가동률과 노조의 파업 등을 이유로 신차 배정에서 불이익이 당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그렇게 될 경우 르노삼성의 미래는 점점 어두워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오전 근무조들이 얼마나 출근해서 일을 하는지에 따라 하루 생산량이 결정될 것”이라며 “공장가동율을 조금이라도 높이고 협력업체들도 같이 살기 위해 부분 직장폐쇄라는 불가피한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