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감산 영향 패널價 33개월만에 반등TV, 스마트폰만으론 지속 성장 동력 역부족삼성·LG, '자율주행-항공' 등 신시장 개척 활발
  • ▲ LG디스플레이가 선보인 미래의 항공기 일등석. ⓒ이성진 기자
    ▲ LG디스플레이가 선보인 미래의 항공기 일등석. ⓒ이성진 기자
    LCD 감산 효과로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숨통이 트이고 있다. 아직까지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주력 제품 중 하나인 대형 LCD 패널이 약 3년 반만에 반등한 것이다. 하지만 중국 패널기업들의 공급과잉 또한 지속되고 있는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의 궁극적 반등은 이뤄내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삼성, LG 등 국내 패널기업들은 TV와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에 국한된 디스플레이의 활용 범위를 자동차와 항공 등 모빌리티 영역으로 넓히는 등 신시장 개척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TV 표준형으로 자리잡은 65인치 LCD의 이달 상반월 가격은 177달러를 기록하면서 전월 대비 0.6% 상승했다. 2017년 4월 이후 33개월만에 상승한 것이다.

    55인치도 이달 들어 112달러를 기록, 2018년 8월 이후 17개월만의 상승을 이뤄냈다.

    이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기업들의 LCD 감산 효과로 풀이된다. 향후 국내 업체들의 감산 예상 규모가 글로벌 캐파 대비 약 9%라는 점에서 패널 가격 상승은 3개월간 지속될 가능성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하지만 감산에 따른 일시적 판가 상승인 점을 감안하면 궁극적인 반등을 이뤄냈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신기술 개발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전방제품에 대한 LCD의 침투율이 대부분 상당 수준에 이르면서 전반적인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정책에 힘입어 중국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상황에 따른 가전 및 IT제품의 수요증감이 발생하고 있어 주기적인 공급과잉과 수급불균형 발생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 삼성전자가 '디지털 콕핏'에서 선보인 차량에 탑재된 디스플레이. ⓒ삼성전자
    ▲ 삼성전자가 '디지털 콕핏'에서 선보인 차량에 탑재된 디스플레이. ⓒ삼성전자
    상황이 이렇다보니 삼성과 LG는 모빌리티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CES 2020'에서 자율주행 시대를 맞아 5G 기반의 '디지털 콕핏 2020'을 선보였다. 운전자가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차 안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8개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뒷좌석에는 각 개인 태블릿, 휴대전화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인수한 미국 전장 전문기업 하만과 공동 개발한 결실로, 'CES 2018'에서 처음 공개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와 하만이 공동 개발한 커넥티드카 차량 운전정보 시스템 '디지털 콕핏'에 자사 OLED 제품을 대거 투입할 예정이다. 운전석에 탑재된 12.3인치 OLED 계기판은 물론이고 뒷좌석 모니터에도 12.4형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에서 세계 최초로 5G 기술을 적용한 차량용 통신 장비(TCU) 기술을 바로 옆 공간에서 시연하기도 했다. 5G 기술이 적용된 TCU는 많은 정보들을 실시간으로 차량에 제공하고, 다양한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 탑승자는 5G TCU를 통해 주행 중에도 고화질 콘텐츠와 HD맵을 실시간으로 다운로드받을 수 있고, 끊김 없이 화상 회의하거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차량·사물 간 통신(V2X) 기술을 활용해 운전자가 볼 수 없는 영역에서의 위험 상황·주행 정보를 운전자에게 전달할 수 있게 했다.

    대시보드 내에 설치된 플렉서블 LED와 차량 뒷면 마이크로 LED를 통해 안전 운전을 위한 정보를 쉽게 전달해 준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2017년 아우디 4세대 A8의 뒷좌석 컨트롤러에 5.7인치 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한 것을 시작으로 2018년 9월 아우디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트론(Tron)'에 기존 사이드미러를 대체하는 7인치 OLED 디스플레이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전장으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LG디스플레이는 P-OLED 사업을 향후 성장 기회가 가장 큰 분야로 보고 자동차에 이어 항공 분야까지 진출해 운송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는 개발, 생산, 품질 등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전략 고객과 협업 체제를 확립해 사업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전기차와 자율 주행이 발전하며 자동차 내 인테리어 디자인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차별화 제품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어 디자인 자유도가 높고 화질과 응답속도, 무게 등 장점을 가진 P-OLED는 자동차 시장에서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이번 CES에서 OLED의 장점을 살려 항공기 일등석 공간을 선보였다. OLED 비디오월을 항공기 내부 벽면에 설치하고 밴더블(Bendable) 디스플레이, 55인치 투명 디스플레이 파티션 등을 전시했다. 신시장 진출을 위해 가전 및 IT 분야를 넘어 새로운 시장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일부 항공사와 해당 비즈니스와 관련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디스플레이 시장은 글로벌 경쟁심화와 구조적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OLED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새로운 시장 전개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