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평균 1만2246원 감면… 월44회 채워도 19% 혜택에 그쳐총선 앞둔 시점에… 전면 확대·저소득층 추가 할인 검토여성·20대 주로 이용… 이용자 절반은 경기도민
  • ▲ 광역알뜰교통카드 시연하는 김현미 국토부 장관.ⓒ연합뉴스
    ▲ 광역알뜰교통카드 시연하는 김현미 국토부 장관.ⓒ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교통공약인 광역알뜰교통카드(이하 알뜰카드)가 애초 약속했던 30%이상 교통비 감면 효과에 못 미치는 이용실적을 보였다. 국토교통부는 저소득층 이용자에게 추가 할인 혜택을 주는 방안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주된 감면 혜택이 혈세로 지급하는 마일리지(이용 실적 점수) 적립에서 발생한다며 정부의 퍼주기 정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는 지난해 7~12월 6개월간 전국 시범지역에서 알뜰카드를 사용한 1만4502명을 대상으로 이용실적을 분석한 결과 월평균 할인혜택이 1만2246원으로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카드사용액의 10% 할인으로 4406원, 마일리지 적립으로 7804원을 아꼈다. 시범사업 참여자는 월평균 40.6회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7만2253원을 쓴 것으로 조사돼 교통비를 16.9% 줄인 것으로 분석됐다.

    출퇴근때 매일 알뜰카드를 사용해 마일리지 최대 적립 횟수(월 44회)를 모두 채운 경우는 1만3930원(카드할인 4204원, 마일리지 적립 9726원)의 감면혜택을 봤다. 교통비의 19.3%를 할인받은 셈으로 평균보다 1684원 더 절감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제시했던 교통비 30% 절감과는 거리가 있다. 특히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시범사업에 나서면서 카드사 참여를 통해 30%를 웃도는 수준의 할인혜택을 주겠다고 했지만 이용실적을 보면 공염불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광위 관계자는 "이용실적이 공약에 못 미친다는 지적도 일리가 있다고 본다"면서 "추가 할인혜택을 주는 합리적인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교통비 부담이 큰 저소득층에게 마일리지를 추가로 적립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알뜰카드가 현 정부의 생색내기용 퍼주기 정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카드사 할인은 최대한도까지 혜택을 보기 어려운 구조인 가운데 마일리지 적립에 따른 혜택은 국민 세금으로 충당하기 때문이다.

    대광위 설명으로는 알뜰카드 사업에 참여한 카드사는 신한·우리·하나 등 3곳이다. 신한·우리카드는 10%, 나중에 참여한 하나카드는 최대 20%의 할인 혜택을 준다. 하지만 카드사는 총 카드사용액 등 별도의 조건을 충족해야만 할인혜택을 준다고 대광위는 설명했다. 최대 2만원을 돌려준다는 식의 홍보도 일반 국민이 체감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가령 카드 할인율이 10%인 경우 최대 2만원을 되돌려받으려면 교통비로 20만원을 써야만 한다는 얘기가 된다. 이는 국토부가 이번에 분석한 월평균 대중교통 이용요금 7만2253원과 비교해도 13만원 이상 차이 난다.

    결국 알뜰카드 이용자 대부분은 마일리지 적립으로 감면 혜택을 본다. 그리고 그 재원은 국비와 지방비에서 각각 50%씩 지출된다. 국토부는 올해 알뜰카드 사업을 본격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대상지역도 전국 13개 시·도 101개 시·군·구로 전면 확대한다. 일각에서 정부가 올해 총선을 겨냥해 사실상 세금으로 선심성 정책을 편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 ▲ 지역별 광역알뜰교통카드 이용자 현황.ⓒ국토부 대광위
    ▲ 지역별 광역알뜰교통카드 이용자 현황.ⓒ국토부 대광위

    알뜰카드는 정기권 할인(10%)과 걷기·자전거 타기를 통한 마일리지 적립(20%)으로 교통비를 최대 30% 줄여주겠다며 도입한 제도다. 2차례 시범사업에서 제기된 불편사항을 보완해 후불카드 도입 등 이용 편의를 높였다.

    대광위 분석으로는 이용자의 68%(9509명)가 수도권 주민이다. 특히 장거리 통근·통학이 많은 경기지역 주민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수도권 전체 이용자의 77.2%가 경기도민이었다.

    월 41회 이상 사용자는 7256명으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하는 20대(8378명·57.8%)와 30대(3424명·23.6%)의 참여가 높았다. 성별로는 여성(1만720명·74%)이 남성(3782명·26%)보다 2.8배 이상 많았다.

    대광위가 11월 20~27일 이용자 5298명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에서는 '만족한다'는 응답이 82.7%, '추천할 생각이 있다'는 응답이 89.0%로 각각 나왔다.

    장구중 대광위 광역교통요금과장은 "(설문조사 결과) 알뜰카드 사용 후 대중교통 월평균 이용횟수가 33.5회에서 36.9회로 10%쯤 증가했다"면서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만큼 확대하는 알뜰카드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