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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 증권사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부동산 대출과 채무보증 관련 규제를 발표하면서 증권업 실적 위축 우려가 제기됐지만 증권사들은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교보증권에서 분석한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메리츠종금증권, 키움증권의 2019년 4분기 당기순이익(연결기준)은 약 6870억원으로 전분기대비 2.3% 감소하겠지만 전년동기에 비해 278.4%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각사별 예상 분기순이익은 미래에셋대우 1182억원, 한국금융지주 1457억원, NH투자증권 1637억원, 삼성증권 908억원, 메리츠종금 1011억원, 키움증권 675억원 등이다.
한국투자증권이 분석한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4개사의 4분기 합산순이익은 4080억원, 전분기 대비 9%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각사별로는 미래에셋대우 1040억원, NH투자증권 1395억원, 삼성증권 851억원, 키움증권 793억원 등 4분기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사들은 지난 연말부터 채권금리 상승과 DLF(파생결합펀드) 손실 사태로 인한 이익 감소, 부동산 대출·채무보증 정책 규제 등으로 인한 실적 위축 우려가 높았다. 실제 4분기 증권업지수(KRX 증권)는 1.3% 하락하며 지난 12월 들어 크게 오른 코스피 대비 7.8%p 약세를 보였다. 지난해 12월 금융당국이 부동산 대출·채무보증 관련 규제를 발표하면서 업종 지수가 급락한 영향이다.
그럼에도 부진했던 주가와 별개로 증권사들의 지난 4분기 실적은 양호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기업금융(IB) 부문에서의 꾸준한 이익 실현이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교보증권 김지영 연구원은 "글로벌금리 및 주식시장 변동성 증가에도 불구하고 역량 강화에 힘쓴 IB 부문에서 꾸준한 이익 시현이 예상된다"면서 "IB 관련 수익은 3분기와 비슷하게 수수료 수익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 백두산 연구원은 "4분기 IB 부문은 통상 계절성으로 부진하지만 이번 4분기는 IPO, M&A, 부동산 딜 등이 꾸준히 발생하며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증권사들의 기민한 대응으로 채권·파생 운용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하다는 점도 실적 선방이 점쳐지는 이유다. 4분기 중 금리 수준이 가장 높았던 11월 초는 만기별 금리가 10월 저점대비 16~47bp가량 치솟으며 채권 운용에 비우호적인 환경이었지만 이후부터 하향 안정화돼 금리 부담이 일부 해소됐다.
백두산 연구원은 "파생 운용 부문은 4분기 ELS 조기상환 및 발행액이 전분기 대비 각각 9%, 15% 증가했다. DLF 사태로 인한 파생결합증권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수요 위축 우려에도 유럽과 미국 등 주요 기초자산 지수가 상승을 지속한 덕분에 조기 상환 모두 예상보다는 호조세였다"면서 "주식 운용도 연말 시장 상승에 기대어 2018년 4분기와는 다르게 견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증시 상승과 거래대금 증가 등 양호한 여건의 조성을 통해 브로커리지·주식 운용 부문에서 견조한 실적이 예상된다. 무역갈등 완화와 반도체 업종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4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이 14% 늘어났다. 해외주식에서도 약정대금이 42% 증가했다.
백 연구원은 "브로커리지 수수료는 전분기 대비 14% 증가했을 전망이다. 지속적인 자금 유입과 주가 상승으로 해외주식 예탁 자산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향후 약정대금 증가 선순환이 기대된다"면서 "WM은 DLS·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등에도 대체투자와 ELS 발행 증가로 선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의 올해 실적도 낙관적으로 점쳐진다.
김지영 연구원은 "2020년 시작부터 이란의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 등 쉽지 않은 환경이지만 IB를 통한 성장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면서 "증권사 IB가 부동산 PF에만 특화된 것이 아닌 기업금융 및 인수금융 영역으로도 확대해나가고 있어 관련 수익은 견고한 수준을 이어갈 것이다. 증권사들도 IB 중심 인력을 충원해나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망했다.
백두산 연구원도 "부동산 PF규제 강화로 관련 사업 성장속도는 다소 떨어지겠지만 자기자본 규모가 크게 증가한 가운데 사업 영역 간 적정 위험자원 배분을 통해 IB 수익은 올해도 견조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지난해 12월 부동산 규제 강화 발표에 따라 향후 규제 리스크 관리, 수익 방어가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백 연구원은 "이번 정부 조치로 부동산 관련 익스포저에 적용되는 위험값이 높아져 증권사들의 구 NCR이 20%p 내외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일부 증권사를 제외하면 대부분 채무보증이 자기자본 100% 이내이고, SPC 관련 이슈와 NCR 하락 문제는 전사적 자원배분 효율화, 셀다운 강화 등으로 악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