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I·시세이도 이달부터 시행브랜드별 아예 없애거나 수량 대폭 완화작년부터 지속된 불매운동 따른 대응책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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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화장품 브랜드가 면세점에서 1인당 구매 제한 조치를 완화했다. 화장품 브랜드간 경쟁이 치열해면서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침으로 해석된다. 업계 안팎에선 일본 불매운동이 계속되면서 J뷰티가 위기감을 느낀 데 따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4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P&G의 일본계 화장품 SK-Ⅱ은 이달 3일부터 온라인 면세점에서 1인당 브랜드별 구매 제한을 완화했다. 이에 따라 품목당 최대 10개, 브랜드당 전체 제한 수량을 없앴다. SK-II은 그동안 품목당 3개, 브랜드당 전체 최대 10개 구입할 수 있도록 제한해왔다.

    시세이도그룹의 브랜드도 이달 1일부터 대폭 완화했다. 색조 화장품 브랜드 나스와 로라메르시에는 각각 6개, 10개로 수량을 제한해 왔지만 원하는 만큼 살 수 있게 됐다. 시세이도도 구매 수량을 3개에서 6개로 확대했다.

    그동안 유명 화장품 브랜드들은 1인당 구매 제한을 해왔다. 중국 보따리상(따이궁)들이 국내 면세점에서 화장품을 대량으로 구매해간 뒤 저렴하게 팔아 브랜드 가치가 하락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해서다.

    특히 국내 대표 업체들은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각별히 신경을 써왔다. LG생활건강은 지난 2014년부터 후, 숨37 등 면세점 1인당 구매 수량을 품목당 5개, 브랜드당 20개로 제한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도 지난 2012년부터 면세점에서 설화수 등 제품에 대해 1인당 20개 이하로 구매개수 제한을 시행 중이다.

    업계는 일본 화장품 브랜드의 이같은 움직임은 면세점 매출을 끌어올리려는 고육지책으로 봤다. 고급 이미지에 타격을 주면서까지 구매 제한을 완화한 것은 면세점 매출에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된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일본산 화장품에 대한 국내 수요가 급감한 것도 한몫한다. 일부 일본 브랜드의 경우 최근 국내 시장에서 철수를 선언하기도 했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일본 화장품 수입액은 1억9627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3.3% 감소했다. 2018년 일본 화장품 수입이 전년 대비 14.4% 증가한 2억5606만달러였던 점을 고려하면 1년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화장품 품목별로 지난해 기초화장품 수입액은 전년 대비 30.7% 줄었다. SK-Ⅱ와 DHC가 불매운동 대상으로 지목된 영향으로 분석했다. 시세이도 폼클렌징 수요 감소 여파로 수입액이 33.0%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화장품 업체들은 중국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활용하기 국내 시장에 잇달아 진출해왔지만 불매 운동여파로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면서 "생존을 위해 결국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