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회에 빅4 몰려… 현대백화점, 첫 입찰 가세공항 사업권 확보시 브랜드 가치 상승 및 매출 확대 기대인천공항 효과 기대 못미친다는 지적도
  • ▲ 면세점 수익 세계 1위인 인천공항면세점 사업권을 두고 면세업계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정상윤 기자
    ▲ 면세점 수익 세계 1위인 인천공항면세점 사업권을 두고 면세업계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정상윤 기자
    인천공항면세점 사업권을 두고 면세업계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인천공항 면세점은 지난해 매출이 2조6000억원으로 전세계 면세점 가운데 1위를 차지하는 만큼 업체마다 총력을 기울이지 않을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관심사는 ‘고액배팅’이 재현될지 여부다. 업계는 최근 수익성이 예년 같지 않은 만큼 과당경쟁은 지양해야 하지 않겠냐는 입장과 최고가 입찰을 써내서라도 수성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갈리고 있다. 여기에 현대백화점면세점 가세 가능성도 나와 이번 입찰전은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4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와 호텔신라, 신세계DF, 현대백화점면세점 등 대기업 면세점은 지난달 22일 인천 중구 인천공항공사 건물에서 열린 1터미널 면세사업구역 입찰 사업설명회에 참여했다. 이들은 입찰 등록 마감일인 26일까지 인천공항 면세점의 수익성, 시내면세점 과의 시너지 등을 따져 입찰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번 입찰에 나오는 면세구역 중 대기업 몫은 총 5곳(DF2·3·4·6·7)이다. 현재 업체별로 호텔신라는 DF2·4·6를, 호텔롯데는 DF3를, 신세계DF는 DF7을 운영 중이다. 이중 화장품·향수를 취급하는 DF2는 인천공항 면세점 내에서도 가장 매출이 높아 입찰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호텔신라와 신세계DF는 기존 사업권을 사수하고 호텔롯데는 상장을 위해 기업가치를 올려야 하는 만큼 복수의 면세사업권을 확보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면세업체들은 다만 이번 인천공항 면세사업권 경쟁은 이전보다 다소 느슨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차례 입찰을 해 오면서 쌓인 경험상 ‘인천공항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친 데다, 이익이 나는 시내면세점의 업황도 예년 같지 않다는 게 주 이유다.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이후 면세업체의 수익구조가 판이하게 달라졌다는 점도 리스크로 작용한다. 과거에는 자유롭게 면세점을 방문했던 유커가 시내면세점 매출 대부분을 차지했다면, 지금은 그 자리를 따이공(보따리상)이 매운 상황이다. 

    실제로 따이공은 할인율이 높은 면세점에서만 물건을 구매하다 보니 면세업계는 이들을 모시기 위해 송객수수료 지출을 늘리고 있다. 시내면세점 수익성이 예년 같지 않게 된 터라 면세업체들이 적자가 뻔히 예상되는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 큰 메리트를 못 느낀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시내면세점의 이익률이 떨어지는 현재로서는 적자를 감내해야 하는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면세업체들이 인천공항에 목을 매왔던 것은 ‘바잉파워’ 확대를 통해 시내면세점의 이익을 늘리기 위함이다. △인천공항 면세점 운영에 따른 구매협상력 강화 △원가절감 효과로 시내면세점 수익성 향상 △인천공항 면세점 적자 상쇄라는 선순환구조를 구축한 것이다.

    반면 인천공항 면세점은 높은 임대료로 실제 업체에게 떨어지는 이익은 많지 않다. 지난 5년간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이 임대료로 지불한 금액은 6조원 가량으로 연 매출의 약 40%에 달한다. 

    인천공항공사는 이번 입찰에서 임대료 산정 방식을 입찰로 결정되는 1차년도 임대료를 기준으로 매년 여객증감율에 연동해 조정하기로 했다. 여객증감율은 50%만 적용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임대료 납부 방식을 최소보장금이라고 부른다. 다만, 최소보장금보다 1년차 매출액과 영업요율을 곱한 금액이 높다면 더 높은 금액을 공사에 내야한다.

    지난 2018년 인천공항 제1터미널 DF1(화장품.향수, 탑승동 전 품목)과 DF5(피혁.패션) 사업자 후보 결정과정에서 롯데는 각각 DF1 2805억원, DF5 688억원으로 최고가를 제시했고, 신세계(2762억원, 608억원), 신라(2202억원, 496억원), 두산(1925억, 530억) 등을 제시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항 면세점은 높은 임대료로 실적 개선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게 사실이지만, 회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