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자 철도이용 구멍…매표소 현금구매·코레일톡 전달기능 허점철도노조 3월 추가파업 가능성…손병석 사장 "국가비상사태에 협조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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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석 코레일 사장은 4일 세종시내 모 음식점에서 국토교통부 출입기자들과 만나 우한 폐렴 대응 방안 등에 대해 설명했다. 손 사장은 "(전염병에 대해) 과하게 대응하는게 맞다고 본다"면서 "차량 철도역사 방역에 치중하고 있다"고 전했다.손 사장은 직원 보호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직원 1명이 많은 승객을 감당하고 있어 감염되면 슈퍼전파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손 사장은 "직원 보건예방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며 "질병관리본부(질본)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고 12·14번 확진자가 들렀던 역사매장도 임시 폐쇄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현재의 철도 운영시스템을 고려할때 보균자를 모두 걸러내는건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손 사장은 "요즘은 코레일톡(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표를 사니 (확진자가 나오면) 좌석과 주변 좌석 승객을 90% 이상 특정할 수 있다"며 "(질본이) 자가격리자 정보를 주면 (만에 하나 자가격리자가 열차를 이용해 돌아다녀도) 예약 때 걸러낼 수 있다"고 말했다.하지만 손 사장 설명을 돌려 생각하면 현재 철도 운영시스템에 구멍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역사 매표소에서 현금으로 표를 사는 나머지 10%쯤의 승객은 정확한 동선을 파악하기 어렵거나 확인이 늦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코레일톡 이용에도 구멍이 있다. 손 사장 말마따나 자가격리자는 원래 돌아다니면 안되지만 본인 말고 지인이 앱을 이용해 표를 구한 뒤 이를 전달받을 경우 이를 걸러낼 수 없는 실정이다.
역사 방역도 코레일이 할 수 있는 역할에 한계가 있다. 손 사장은 "방역장비는 보건소 등 자격이 있는 방역 당국만 할 수 있다"면서 "(코레일은) 대수송이 이뤄진다는 논리로 지방자치단체에 방역 장비 설치를 요청하지만, 지자체는 그런 요구가 폭주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행히) 용산역, 부천역 등 일부 역은 지자체의 협조로 방역 장비가 설치됐다"고 덧붙였다.
코레일은 이번 우한 폐렴 사태로 매출이 30%쯤 줄어들 수 있다고 본다. 손 사장은 "지난 주말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억원쯤 떨어졌다"며 "과거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때도 30%쯤 줄어든 것으로 나왔다"고 했다. 현재의 우한 폐렴 사태가 3개월쯤 이어지면 1000억원쯤 손실을 볼 수 있다는 게 코레일의 계산이다.
설상가상 코레일은 철도노조가 4조2교대 도입 문제로 다음 달 추가 파업에 들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난감하다는 태도다. 손 사장은 "노조 측에선 4조2교대 도입으로 4600명이 필요하다는 견해에 변함이 없다"며 "국토부가 먼저 안을 내놓으라는 태도인데 국토부는 반대로 노사가 합의안을 가져오라는 견해"라고 설명했다. 손 사장은 3월 추가 파업과 관련해 "(노조 측에 우한 폐렴으로) 국가비상사태이니 협조해달라고 했다. 노조도 국가적 어려움을 고려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