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적자’550량 호주 2층 전동차 설계변경… 철도 손실 눈덩이신용등급 빨간불… 임원 20% 감축-희망퇴직 실시
  • ▲ 현대로템이 수주한 싱가포르 주롱지역선 전동차 조감도. ⓒ현대로템
    ▲ 현대로템이 수주한 싱가포르 주롱지역선 전동차 조감도. ⓒ현대로템
    현대로템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3년째 이어진 적자에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가 일자 수익성 확보와 리스크관리 등 내실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로템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2077억원이다. 전년 -1962억원 보다 5.86% 커졌다. 매출은 2조4959억원으로 3.5% 늘었지만 주요 사업인 철도부문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철도부문은 지난해 2080억원의 손실을 냈다. 2018년 -470억원 보다 4배 가량 적자 폭이 늘었다. 반면 164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던 플랜트부문은 -190억원으로 적자규모를 줄였다. 같은 기간 방산 부문은 전년 대비 29% 늘어난 9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로템의 철도부문은 일부 프로젝트의 설계변경으로 추가원가 부담 등이 발생해 수익성이 악화됐다”며 “특히 550량 규모의 호주 2층 전동차 프로젝트에서 설계변경에 큰 비용이 투입됐다”고 분석했다.

    주력사업인 철도부문이 흔들리자 현대로템의 신용등급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현대로템의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 검토’로 바꿨다. 기업어음(CP) 신용등급도 기존 A2에서 A2-로 낮췄다.

    한기평은 “철도부문의 저조한 영업실적이 지속되면서 전년 대비 적자 폭이 늘었다”며 “예상했던 재무구조 개선계획도 지연돼 당분간 저조한 재무안정성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로템은 현재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지난달 중순 전사 임원과 주요 부서 팀장 등 300여명이 모여 경영쇄신을 위한 비상경영 선포식을 진행했다.

    재무구조 개선을 목표로 대표이사를 포함한 비상경영위원회를 구성해 수익성 개선과 운휴자산 매각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조직 통·폐합과 인력조정, 비용절감 등의 자구노력도 동시에 진행할 방침이다.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은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수익성 중심으로 회사를 운영하겠다”며 “강도 높은 내실경영으로 지속경영의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비수익 사업부문과 희망퇴직을 단행한다. 책임매니저 이상 관리직 직원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 유휴인력을 조정하는 인력 효율화를 추진한다. 현대로템은 앞서 38개실로 구성된 조직을 28개실로 축소하고 임원 숫자도 20% 줄였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국내외 경기침체로 실적이 악화돼 고강도 자구계획을 추진하게 됐다”며 “비상경영 선포식은 경영위기에 봉착한 회사의 재도약을 위한 첫 걸음이다. 구체적인 고강도 자구책을 마련해 실행에 옮기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