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수입 1.3조원 부족 2015년 이후 4년만… 법인세·소득세 예산치 밑돌아세율 높이고 일자리 늘렸지만 세수 감소 누적, 정부주도 경기부양 한계직면작년 반도체 실적 최악, 우한폐렴에 생산·소비 위축… 올해 전망 더 어두워
  • ▲ 경기불황으로 지난해 국세수입이 예산치보다 1.3조원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경남 거제 조선소 근로자들의 모습.ⓒ연합뉴스
    ▲ 경기불황으로 지난해 국세수입이 예산치보다 1.3조원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경남 거제 조선소 근로자들의 모습.ⓒ연합뉴스
    우려했던 정부재정의 세수펑크가 현실화되고 있다. 법인세를 올렸지만 예상보다 덜 걷혔다. 일자리를 늘렸지만 소득세수는 오히려 줄었다. 확장재정기조를 유지해온 정부의 재정적자가 시작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재부가 10일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수입은 293조5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000억원이 줄었다. 특히 정부예상치(세입예산)과 비교하면 1조3000억원이 부족했다.

    정부예상보다 세수가 적은 세수펑크가 발생한 것은 2015년 이후 4년만이다.

    지난해 걷어들인 법인세는 72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3000억원이 늘었다. 법인세를 22%에서 25%로 올린 덕이지만 당초 목표했던 예산 79조3000억원과 비교하면 7조1000억원이 모자라다. 반도체업계를 중심으로 기업(법인) 실적 부진이 컸기 때문이다.

    소득세는 83조6000억원을 걷었다. 전년보다 9000억원이 덜 걷혔다. 취업자가 30만명 증가했지만 소득세수는 떨어졌다.

    정부는 근로장려금(EITC)과 자녀장려금(CTC) 확대를 원인으로 꼽았지만 실제 납세 중추를 맡았던 30~40대 실업률 상승과 공공일자리 확대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세금을 많이 내던 중장년층 고소득층의 일자리와 소득이 줄고 반대로 세금을 적게 내는 저소득층 일자리만 늘었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수출부진으로 관세는 예상치(9조1000억원)보다 1조2000억원이 줄어든 7조9000억원이 걷혔다. 전년 8조8000억원과 비교하면 9천억원이 줄어든 수치다.

    부동산거래 활성화로 종합부동산세는 2조7000억원을 걷어 전년대비 42.6% 증가했다.
  • ▲ 경기불황으로 지난해 국세수입이 예산치보다 1.3조원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경남 거제 조선소 근로자들의 모습.ⓒ연합뉴스
    세수펑크 현상은 올해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4일까지 영업실적을 발표한 코스피 상장사 167개사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43.26% 급감했다. 소비위축과 투자감소가 누적된 것이 주요 원인이다.

    때문에 정부는 올해 법인세수 예상치를 64조4000억원으로 잡았다. 지난해 예상치보다 무려 15조원을 낮춘 것이다.

    법인세는 전년도 기업실적을 근거로 책정되는데 지난해 반도체 불황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은 사상 최악으로 평가받는다. SK 하이닉스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은 2조7000억원으로 전년대비 87% 감소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여기에 지난해 세수펑크를 메꿨던 부동산세도 12.6대책 이후 얼어붙은 거래량으로 올해는 전망이 밝지 않다.

    재정적자가 가중되면서 나랏빚은 704조5000억원(11월 기준)을 기록중이다. 지난해 11월까지 통합재정수지는 7조9000억원 적자를 냈고, 관리재정수지는 45조6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둔화된 경기 부양을 위해 정부지출을 늘려 경제성장을 이끄는 정책을 도입하면서 재정적자는 이미 예견된 문제"라며 "올해는 신종 코로나 악재까지 겹쳐 있어 정부재정상황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홍성일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도 "현금성 복지를 내세운 정부재정주도형 경제정책은 성과는 적으면서도 결국 나랏빚만 늘리고 결과를 초래한다"며 "기업친화적 정책으로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