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미중 무역분쟁에도 글로벌 5G 통신장비 점유율 30% 넘어…유럽 공략 성공美 정부, 화웨이 견제 위해 노키아·에릭슨과 컨소시엄 구성 검토우한폐렴 발생으로 올해 더 큰 시련 불가피…장기화 시 현지 생산·판매 타격
  • ▲ 화웨이 전시장 모습. ⓒ장소희 기자
    ▲ 화웨이 전시장 모습. ⓒ장소희 기자
    지난해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최대 피해자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화웨이가 글로벌 5G 통신 장비 시장 1위를 꿰차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하지만 올해는 연초부터 '우한 폐렴'으로 알려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대유행으로 중국 내수시장을 주력으로 하는 화웨이에 실적악화가 불가피해졌다. 

    여기에 미국 정부의 화웨이 견제가 더 심해질것으로 보여 화웨이의 위기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 정부는 전 세계 5G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중국의 화웨이를 견제하기 위해 유럽 통신장비 기업들의 지분을 확보하고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을 거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국내는 물론이고 동맹국들에게도 화웨이의 5G 장비 사용 자제를 요구하며 화웨이 제재에 나선데서 한 층 강도를 올린 조치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미국은 5G 통신장비 분야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5G 상용화에 성공한 우리나라와 함께 하반기에는 미국과 일본 등도 5G 서비스를 시작했고 올해는 유럽과 아시아, 호주 등지까지 5G 상용화가 본격화되는 원년으로 꼽히면서 5G 장비 1등 화웨이에 대한 견제책에 수위를 높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화웨이가 지난해 미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5G 통신장비 시장에서 점유율을 크게 키워 결국 1위 자리에 올랐다는 점에 경계하는 모습이다. 최근 미국 시장조사업체 델오로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화웨이는 5G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 31.2%로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까지 1위를 차지했던 삼성전자는 화웨이에 자리를 내주고 점유율 15%로 밀려났다. 화웨이 뒤를 이어 에릭슨과 노키아가 각각 25.2%, 18.9% 점유율로 2위와 3위에 올랐다.

    화웨이는 지난해 유럽지역을 중심으로 5G 사업 확대에 나선 효과를 톡톡히 봤다. 미국이 화웨이 장비 사용 자제를 권했던 동맹국인 영국과 독일 등도 정부 보완과 연관이 없는 부문에서 화웨이 장비를 허용해 다수의 통신 사업자들이 화웨이 장비로 5G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번에 미국은 5G 장비 사업자 2위와 3위에 오른 에릭슨과 노키아의 손을 잡는 방향으로 화웨이 압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 이들 기업과 동맹관계를 맺을지에 대해선 확정되지 않았지만 국영 투자회사 등을 통해 두 기업에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국이 에릭슨, 노키아와의 협력관계를 구축해 화웨이가 기세를 펼치고 있는 유럽지역을 집중적으로 사수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에릭슨은 스웨덴, 노키아는 핀란드 기업이라 유럽 내에서 영향력을 더 키울 수 있다는 판단 아래 화웨이 몰아내기를 실행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 우한 지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연초부터 전 세계에 퍼지고 있는 점도 화웨이의 발목을 잡고 있어 그야말로 사면초가다. 화웨이는 지난해 미국의 제재 탓에 자국 내 생산과 판매 비중이 더 높아진 상태다. 이번 바이러스 발생 이후 화웨이는 정상 수준에서 생산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지만 자세한 내부 생산력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중국 정부가 화웨이를 '핵심 산업'으로 예외 조치해 광둥성 둥관 소재 공장을 중심으로 생산 재개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생산은 물론이고 중국 내수 수요가 큰 화웨이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데 이견은 없는 상황이다. 

    화웨이는 당장 오는 2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20'에서 5G폰과 통신장비 등을 대대적으로 소개하며 유럽 5G 시장에서의 여세를 몰아갈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다수의 기업들이 불참 선언에 나서고 있는 동시에 관람객이나 비즈니스 파트너사 방문도 줄어들 것으로 보여 상황이 녹록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