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일자리 주도·40대 감소…실속없는 고용지표 계속외출꺼리며 음식숙박 둔화…온라인쇼핑늘며 택배 증가골목상권 악재겹쳐 '울상'…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 ▲ 발길 끊긴 거리.ⓒ연합뉴스
    ▲ 발길 끊긴 거리.ⓒ연합뉴스

    지난달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 여파로 취업자 수 증가 폭이 꺾였다. 외출을 꺼리면서 음식·숙박업은 취업자수 증가가 크게 둔화한 반면 온라인쇼핑으로 택배가 늘면서 운수·창고업은 증가세를 보여 대조를 이뤘다. 일시 휴직자가 1년전과 비교해 14만2000명(29.8%)이나 증가한 것도 코로나사태의 여파로 눈길을 끈다.

    골목상권으로 대변되는 자영업자는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사장님 혼자 일하거나 가족이 일손을 돕는 가게가 늘었다.

    지난달에도 60세 이상 노인 일자리사업이 고용지표를 끌어올렸다. 우리 경제의 허리에 해당하는 40대는 감소세를 이어갔다.

    다만 줄곧 감소했던 제조업에서 두달 연속 취업자수가 는 것은 고무적이다.

    11일 통계청이 내놓은 올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683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49만2000명(1.9%) 많다. 석달 연속 증가폭이 40만명대 이상을 보였다. 다만 증가 폭은 둔화했다. 지난해 12월 51만6000명, 올 1월 56만8000명에서 40만명대로 꺾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기준이 되는 15~64세 고용률은 66.3%로 분석됐다.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89년 이래 2월 기준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성별로는 남자 1533만6000명, 여자 1150만2000명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16만2000명(1.1%), 33만명(3.0%) 증가했다. 증가폭은 여자가 남자보다 2배이상 많았다.

    산업별로 보면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20만2000명), 운수·창고업(9만9000명), 농림어업(8만명) 등에서 증가했다. 반면 도·소매업(10만6000명), 정보통신업(2만5000명), 협회 및 단체·수리 및 기타개인서비스업(2만3000명) 등에서 감소했다.

    코로나19 여파도 감지된다. 관광객이 급감하고 외출을 자제하면서 음식·숙박업 취업자 증가폭이 크게 둔화됐다. 1월 8만6000명(3.8%)이 증가했던데 비해 2월엔 1만4000명(0.6%) 증가에 그쳤다.

    운수·창고업은 택배가 늘면서 1월 9만2000명(6.5%)에서 2월 9만9000명(7.0%)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관광업 쪽도 취업자수 감소가 눈에 띈다. 인력파견·여행업이 포함되는 사업시설관리의 경우 1월 6만5000명(5.1%)에서 지난달 3만5000명(2.7%)으로 감소 폭이 컸다.

    2018년 4월 이후 줄곧 감소세를 이어갔던 제조업에서 3만4000명(0.8%)이 늘며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인 것이 눈에 띈다. 반도체 경기 회복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나이별로는 60세 이상(57만명)과 50대(5만7000명), 30대(1만9000명)에서 증가했다. 반면 40대(10만4000명), 20대(2만5000명)에선 감소했다. 40대는 5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임금근로자중 상용근로자는 61만6000명 늘었지만 일용근로자는 10만7000명, 임시근로자는 1만3000명 각각 줄었다.

    2월 실업자는 115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11.5%(15만명) 줄었다. 실업률은 4.1%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0.6%p 내렸다. 청년 체감실업률을 보여주는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23.1%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p 내렸다.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는 1670만8000명으로 지난해보다 2만6000명 줄었다. 남자는 601만7000명으로 9만3000명(1.5%) 증가했지만, 여자는 1069만1000명으로 11만9000명(1.1%)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쉬었음' 인구가 19만1000명 늘고 재학·수강(14만9000명), 가사(8만7000명)에서 줄었다. 구직단념자는 53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4만9000명 감소했다.

  • ▲ 새벽 서울 도심에서 노인들이 거리 청소를 하는 모습.ⓒ뉴데일리DB
    ▲ 새벽 서울 도심에서 노인들이 거리 청소를 하는 모습.ⓒ뉴데일리DB

    지난달 일자리 증가도 역시 60세 이상이 도맡았다. 60세 이상 취업자 증가폭은 57만명으로 전체 증가 폭을 웃도는 수준이었다.

    취업자 증가를 이끈 60세 이상의 증가폭은 1982년 7월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로 가장 컸다. 특히 65세 이상 취업자는 38만6000명 늘어 역시 1989년 통계 작성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 정부가 혈세를 투입해 만든 재정일자리사업 확대가 원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겨울철 노인 등 취약계층 일자리와 소득안정을 이유로 재정일자리사업 개시 시기를 기존 3월에서 1월로 앞당겨 시행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허리에 해당하는 40대는 10만4000명 줄었다. 40대 고용률이 지난해 12월 마이너스(-) 0.6%p에서 올 1월 -0.2%p로 낙폭이 둔화해 반등의 발판이 마련되나 기대를 모았지만 지난달 -0.5%p로 낙폭이 다시 커졌다.

    그나마 21개월 연속으로 내림세를 이어오다 올 1월 취업자가 0.2%(8000명) 반등했던 제조업에서 지난달에도 0.8%p(3만4000명) 증가한 것은 고무적이다.

    단시간 근로자는 증가세가 여전했다. 취업시간대별 취업자 현황을 보면 일주일에 36시간 이상 근무하는 취업자는 2088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21만2000명(1.0%) 감소한 반면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533만6000명으로 56만2000명(11.8%) 증가했다. 주당 1~17시간 일하는 단시간 근로자는 193만7000명으로 1년전보다 27만4000명(16.5%) 늘었다.

    일시휴직이 1월 2만9000명(5.0%) 줄었던데 반해 지난달 14만2000명(29.8%) 급증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노인일자리사업 등의 연기 또는 무급 휴직이 늘어난 영향이라는 게 통계청 설명이다.

    골목상권은 설상가상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체감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업원을 둔 자영업자는 14만5000명(9.1%) 감소했다. 대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14만9000명(3.8%), 무급가족종사자는 8000명(0.8%)이 각각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