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대의원 반대확대간부합동회의 길어질 듯김 위원장 “코로나19 공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설득 나서
  • ▲ 사진 왼쪽부터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 김성갑 노조위원장, 로베르토 렘펠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사장, 신영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노동조합 지회장 ⓒ한국지엠
    ▲ 사진 왼쪽부터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 김성갑 노조위원장, 로베르토 렘펠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사장, 신영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노동조합 지회장 ⓒ한국지엠
    9개월 간의 진통 끝에 2019년 임금 협상(임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한국지엠이 또 다른 난관에 봉착했다. ‘노노(勞勞) 갈등’이 심화하면서 찬반투표를 놓고 홍역을 치르고 있다.

    코로나19(우한폐렴) 여파에 경영환경이 악화하는 가운데 노동조합(노조)가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 공멸의 길을 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GM) 노조는 2019년 임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놓고 내부에서 갈등을 겪고 있다.

    지난 30일 열릴 예정이던 찬반투표는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일부 대의원의 확대간부합동회의 전면거부로 논의 자체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임협과 관련한 협정은 반드시 확대간부합동회의나 대의원대회를 거쳐야 한다.

    이들은 “이번 임협 잠정합의안은 김성갑 노조위원장의 독단적 결정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내용을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에 그쳤다는 평가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 25일 임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바 있다. 교섭 중단과 새 집행부 선출 등 9개월여에 걸친 진통 끝에 이뤄낸 성과다. 기본급 동결과 성과급 미지급, 신차 구매 시 할인 폭 확대 등이 주요 내용이다.

    반대 목소리를 내는 일부 대의원은 특히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차원의 사무직 중심인 성과급 지급 역시 문제 삼고 있다. 기본급이 동결되는 마당에 생산직과 사무직 직원 간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비판이다.

    이날 오후 2시에 다시 열린 확대간부합동회의 역시 입장 차를 좁히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관계자에 따르면 1시간가량 진행 예정인 확대간부합동회의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생산 차질과 판매 확대에 완성차 업체가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노노 갈등은 자칫 소비자의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는 트레일블레이저 신차 효과의 빛을 바래게 한다”고 우려했다.

    김 위원장 등은 일부 대의원을 설득하는 데 나서고 있다. 그는 지난 26일 성명서를 내고 임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지엠 역시 코로나19 공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며 “모두가 불확실한 상황에 맞서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019년 임협 투쟁을 신속히 마무리해야 하며 이는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을 준비하기 위해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