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도 수도권 집값 '쑥'…12·16대책 '풍선효과' 여전

지난해말 고가주택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12·16부동산대책'의 영향으로 지난달 서울 주택가격은 상승폭이 소폭 줄었으나 비규제지역인 인천·수원 등의 상승폭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등 '풍선효과'가 우려되고 있다.

1일 한국감정원의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월간주택(아파트·연립·단독주택 통합) 매매가격은 0.54% 올랐다. 전달(0.34%)에 비해 상승폭이 확대됐다.

12·16대책의 타깃이 된 서울은 0.13%로 전월(0.15%)보다 소폭이나마 상승폭이 꺾였다. 특히 고가주택이 몰려있는 강남(-0.20%), 송파(-0.17%), 서초구(-0.13%) 등 강남3구는 대출규제와 보유세 부담 등으로 인해 하락폭이 확대됐다.

감정원 관계자는 "서울은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규제와 코로나19(우한폐렴) 확산 영향 등으로 매수심리 위축되며 상승폭이 축소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주택가격은 지난달 0.93% 올라 2월(0.51%)에 비해 상승폭이 커졌다. 정부가 '2·20부동산대책'까지 꺼내들면서 집값 안정화를 위해 나섰지만 오히려 상승폭이 커진 셈이다.

특히 비규제지역인 인천(1.61%)은 개발호재 있거나 학군, 편의시설 등 정주여건 양호한 지역 위주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최근 집값이 많이 오른 수원·안양 등은 2·20대책 이후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였지만 규제에서 빠진 인천은 '풍선효과'가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지방에서는 세종(4.24%)이 인구유입 및 입주물량 감소 등으로 상승폭이 컸다. 대전(1.30%) 역시 정비사업 및 혁신도시 유치 기대감 등으로 전국 평균보다 많이 올랐다.

전셋값은 방학 이사철이 지나면서 오름폭이 둔화한 모습이다. 3월 전국의 주택 전세가격은 0.19% 올라 2월(0.21%)보다 상승폭이 줄었다. 서울이 0.16%에서 0.12%로, 수도권이 0.32%에서 0.27%로 감소했다. 다만 지방은 같은 기간 0.11%에서 0.12%로 소폭 상승했다.

특히 세종(2.63%)은 신규 입주물량 감소에 따른 매매가격과 동반해 상승폭이 확대되며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대전(0.72%)도 학군 및 교통 우수한 지역 위주로 상승폭 이 커지고 있다.

전국의 주택 월세가격은 0.03% 올라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전세 부족으로 월세가격이 0.09% 뛰었던 서울은 3월 들어 0.03%로 오름폭이 둔화했다.

감정원 관계자는 "서울 월세가격은 정비사업 이주수요 및 전세가격 상승 등으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계절적 비수기로 접어들며 상승폭이 축소됐다"며 "인천은 전세가격 상승 영향과 정주여건 양호한 송도·청라동 일대 신축수요 등으로 지난달 보합에서 상승 전환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