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파트 매물적체…집주인들 호가 안내리고 버티기실수요자 관망세 지속…"가격·금리 추가인하 기다릴것"주택거래 연말 피할 가능성도…시장 불안정 지속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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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부동산시장 혼조세 속에 주택 매수·매도인간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내년 집값 상승 기대감을 품은 집주인들이 호가를 내리지 않고 버티기에 들어간 가운데 매수희망자들은 대출규제 상황을 체크하며 관망세를 이어가고 있다.1일 부동산 정보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매물은 8만8046건으로 전월대비 5.4% 증가했다.자치구별로 보면 동작구가 8.5%로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동대문구 8.3% △성북구 8.3%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 25개 자치구중 한달전대비 매물이 줄어든 곳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통상 거래가 줄고 매물이 쌓이면 집주인들이 호가를 내린다. 하지만 올해 경우 이같은 호가 하락 움직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는게 지역 공인중개업소들 전언이다.송파구 D공인 관계자는 "지금은 매물을 내놓고 여유롭게 기다리자는 분위기가 강하다. 급매를 내놓을 집주인은 이미 2022년 부동산 하락기에 처분을 마쳤다"며 "이전엔 1000만~2000만원이상 호가를 내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500만원 낮추는 일도 드물다"고 설명했다.기준금리 인하도 집주인들의 버티기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관악구 C공인 관계자는 "최근 상승세가 꺾였다고는 하나 역세권 등 괜찮은 입지 매물은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라며 "일단 금리가 내렸고 정부 대출규제도 강도가 약해지면 언제든 상승폭이 다시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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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매수희망자들은 '일단 기다려보자'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강남구 W공인 관계자는 "연말에는 은행이 대출을 까다롭게 보는 경우가 많다. 일정현금을 보유했고 대출여력이 되는 수요자들은 내년 1~2월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내년초 기준금리가 또 조정될 수 있지 않겠느냐"며 "당장 연말까지 입주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호가나 금리가 더 내려갈때까지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최근 기준금리가 인하됐지만 실수요자들이 체감도는 크지 않다.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은 가산금리 인상을 통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기준금리보다 높게 유지하고 있어서다. 2금융권 새마을금고·신협중앙회는 이달부터 다주택자 대상 주담대를 축소한다.시장에선 이같은 관망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정부가 시장 불안정성 해소를 위해 각종 공급책을 내놓고 있지만 실효성은 미미할 것이라는게 업계 중론이다.예컨대 핵심 공급책인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8만가구 규모 택지 조성, 1기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지정 등은 장기 프로젝트라 당장 파급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그린벨트 해제·1기신도시 선도지구는 준공까지 수년을 바라봐야 하는 장기대책이다. 이들 발표가 시장을 개선하긴 어려워보인다"며 "1기신도시 경우 선도지구 선정을 기대했다 탈락된 지역을 중심으로 실망매물이 대거 풀릴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