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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완성차업계가 코로나19 여파로 직격탄을 맞았다. 해외 공장들의 가동 중단과 소비 심리 위축으로 3월 판매가 부진한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차효과를 본 현대차, 기아차, 한국지엠, 르노삼성은 내수시장에서 선전했다. 특히 르노삼성은 XM3 인기몰이로 해외 부진까지 상쇄시키며 강세를 보였다.
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3월 판매는 르노삼성을 제외하고 나머지 4개사들의 판매가 모두 곤두박질 쳤다.
우선 현대차는 3월 내수 7만2180대, 해외 23만6323대 등 총 30만8503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내수 판매는 3.0% 증가, 해외 판매는 26.2% 감소해 전체적으로는 20.9% 줄어든 실적을 거뒀다.
내수에서는 그랜저(하이브리드 3032대 포함)가 1만6600대 팔리며 국내 판매를 이끌었다. 그랜저는 1만7247대가 팔린 지난 2016년 12월 이래 3년 3개월 만에 최대 판매 실적을 달성하며 내수 급감을 막아주는 완충 역할을 했다. 팰리세이드와 싼타페도 각각 6293대, 5788대 판매됐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신형 GV80가 3268대 팔리며 돌풍을 예고했다. 지난달 30일 7년 만에 풀체인지된 G80도 럭셔리 세단 시장에서는 이례적으로 출시 하루 만에 2만2000대 계약을 돌파하며 향후 상승세를 기대하게 하고 있다. 오는 7일 출시를 앞둔 신형 아반떼도 사전 계약일 하루 만에 1만대를 돌파하며 앞으로의 판매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해외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위축과 일부 해외 공장의 가동중단 등의 영향으로 판매가 감소했다. 미국, 체코, 브라질, 터키, 러시아, 인도 공장 등이 셧다운 되면서 해외 현지 생산에 차질이 발생한 것이 결정적이다.
기아차는 3월 내수 5만1008대, 해외 17만5952대 등 전년 동기 대비 6.4% 감소한 22만6960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내수는 15.3% 증가했지만 해외는 11.2% 감소한 수치다.
기아차가 내수에서 5만대를 돌파한 것은 2018년 4월 이후 23개월만이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3세대 K5와 지난달 출시된 4세대 쏘렌토의 신차효과가 빛을 발휘했다. 여기에 정부가 개별소비세를 기존 5%에서 1.5%로 낮춘 것도 영향을 끼쳤다.
K5는 8193대 팔리며 3세대가 출시된 2019년 12월부터 4개월 연속 기아차 월간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K시리즈는 K5의 판매 호조와 더불어 K3 3509대, K9 861대 등 총 1만7608대가 팔리며 내수 판매를 이끌었다. 셀토스도 6035대로 가장 많이 팔렸으며 쏘렌토 3875대, 카니발 3179대 순이다.
해외에서는 중국, 유럽, 북미 등 주요 시장이 신종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일부 해외 공장이 가동 중단되면서 판매가 줄었다. 그럼에도 스포티지가 2만7362대 팔리며 해외 최다 판매 모델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지엠은 3월 내수 8965대, 수출 2만8953대 등 총 3만7918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11.8% 감소한 수치다.
내수에서는 2월부터 본격적인 고객 인도가 이뤄진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가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3월 한 달간 3187대가 판매되며 내수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39.6% 증가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트래버스도 전월보다 121.7% 증가한 532대가 판매돼 역대 월 최대 판매고를 올렸다.
수출에서는 전체적으로 부진을 보이며 20.8% 감소하며 전체 3월 판매량의 발목을 잡았다.
쌍용차는 3월 내수 6860대, 수출 2485대 등 총 9345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0% 감소했다.
신차가 없는 쌍용차로서는 내수에서 판매를 이끌어줄 모델이 없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3월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내수에서는 티볼리, 코란도, G4 렉스턴, 렉스턴 스포츠 전 차종의 판매가 하락하면서 37.5% 줄었다. 수출도 전년 동월 대비 4.6% 감소했다. 하지만 코란도 M/T 모델의 유럽 현지 판매가 본격화된 덕분에 감소폭은 소폭이다.
르노삼성은 유일하게 3월 판매가 늘었다. 르노삼성은 내수 1만2012대, 수출 3088대로 총 1만5100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9.5% 증가했다.
내수에서는 지난 3월 9일 출시된 XM3 신차효과 덕분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3.7% 증가한 호실적을 기록했다. XM3가 5581대 판매된 것이 결정적이다. QM6 역시 5008대 판매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수출에서는 3월을 끝으로 위탁 생산이 끝난 닛산 로그 마지막 물량 1433대를 선적하는 데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7.4%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내수시장도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개소세 인하와 각 사별 프로모션 등으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물론 그랜저, K5, 쏘렌토, 트레일블레이저, XM3 등의 신차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소비심리 위축을 신차효과가 완화시켜줬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