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인터내셔널 임원 11만3000주 매입현대종합상사·LG상사, 자기주식 취득 신탁 계약시장 반응 시큰둥… 증권사 목표주가 줄줄이 하락
  • ▲ 자료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 자료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국내 주요 종합상사 업체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떨어진 주가 방어를 위해 적극적으로 자사주 취득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자사주 매입에도 주가 부양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업황 악화가 대두되면서 증권사들이 내놓는 목표주가 역시 줄줄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7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시보 사장 등 포스코인터내셔널 임원 30명은 올해 들어 약 11만3000주를 매입했다. 1주당 평균 취득단가를 9700원으로 놓고 계산했을 때, 금액 기준으로는 10억9600만원 가량이다. 

    코로나19 등 대내외적인 여건 악화로 주가 약세가 지속되자 회사 주가 회복에 대한 자신감과 책임경영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함이다. 회사 주식이 과도한 저평가를 받고 있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전달하는 차원이다.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된 주시보 사장도 책임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달 17일 4136주를 사들인데 이어 23일 2056주를 매입하면서 올해 들어 총 6192주를 사들였다. 주식 평균 취득 단가는 1만650원으로 약 6600만원을 자사주를 사는데 썼다. 

    그렇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주가는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일 기준 포스코인터내셔널 주가는 1만3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52주 최고가인 지난해 9월 기록한 1만9950원 대비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의 목표주가도 하락하고 있다. SK증권은 포스코인터내셔널 목표주가를 기존 2만3000원에서 1만4000원으로 내려 잡았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산유국들의 증산 경쟁에 따른 유가 하락이 장기화되면서 미얀마 가스전 실적에 타격을 볼 것으로 전망해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가스전 판매가격이 실적에 반영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린다. 이 때문에 현재로선 유가 하락에 따른 타격을 크게 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지만 앞으로 유가 상황이 주가의 향방을 가르는 중요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다른 종합상사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앞서 현대종합상사도 주주가치 제고 및 주가 안정화를 위해 9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 신탁 계약을 미래에셋대우와 체결하기로 결정했다고 지난달 31일 공시했다.

    지난 6일 현대종합상사 주가는 1만1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52주 최고가인 2만6000원에 비해 2배 이상 떨어진 금액이다. 목표주가도 낮아졌다. 하나금융투자는 현대종합상사 목표주가를 기존 2만40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낮춰잡았다. 

    증권사는 현대종합상사에 대해 글로벌 무역시황이 개선될 때까지 외형 감소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무역분쟁 완화 이후 긍정적인 시황이 기대됐지만, 코로나19의 확산과 주요 산유국 증산 이슈로 무역 시황이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자사주 취득으로 깜짝 효과를 본 곳도 있지만,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한다. 지난 3일 LG상사가 3일 주주가치 제고 및 주가 안정화를 위해 1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을 위한 신탁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히자 주가가 곧바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LG상사 주가는 지난 6일 장 개시와 함께 29.67% 오른 1만1800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하며 거래를 마감했다. 일반적인 자사주 매입이 시총 대비 5~10%에 그치는 데 비해 LG상사는 대규모 자사주를 매입한 만큼, 상당한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다만 이같은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관측이다. LG상사의 현 주가는 52주 최고가인 1만9450원과 비교하면 현저히 떨어진다. 이는 최근 2~3년 사이 자원과 인프라부문 실적 부진으로 전체 실적이 악화된 탓이다. 

    종합상사 업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기 둔화를 우려하고 있다. 중국 공장들이 가동을 멈춰 전 세계 공급망이 붕괴되면서 종합상사들의 거래 자체가 위축되고 있다. 특히 스팟성 계약이 없어지면서 실적에도 영향을 받는 것 아닌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종합상사가 주식시장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하면서 회사별 자사주 매입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다만,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자사주 매입 효과가 그대로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