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사업비 대여 항목 금리 조건 삼성물산보다 우세삼성도 후분양·기성불 제시로 조합원 사로잡기 안간힘공공관리자 검토후 금주내 이사회 상정시 수주戰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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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사비만 8000억원에 달하는 강남 재건축 대어 반포3주구 수주전의 막이 올랐다. 최종 입찰에 참여한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은 파격적 조건을 내세워 시공권 확보에 나선다.

    1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반포3주구 재건축 조합은 지난 10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했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두 곳이 입찰에 응했고 각 사가 제출한 입찰제안서를 바탕으로 비교표가 작성됐다.

    조합은 최종 검토를 마친 뒤 입찰제안서 비교표를 지난 13일 서초구청에  송부했다. 입찰비교표는 구청 공공관리자 검토와 승인을 먼저 받은 뒤 이사회, 대의원회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늦어도 16, 17일에는 이사회를 열고 일주일 공고기간을 거쳐 대의원회에 결의된다. 결국 정식으로 입찰 제안이 성립해 본격 수주 경쟁이 펼쳐지는 것은 4월 마지막주로 예상된다. 

    뉴데일리경제가 입수한 '반포아파트(제3주구)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입찰제안서 비교표'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은 총 공사비로 각각 8087억원, 8087억1324만원을 제시했다.

    다만, 사업비 대여와 관련해서는 대우건설이 우위를 점했다. 기준금리가 상승해도 변동없이 고정금리 0.9%를 유지하겠다며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웠다.

    현재 대우건설은 사업비 대여로 총 1조3000억원 가량 조달할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즉 한 가구당 8억원을 0.9% 금리로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아울러 높은 신용등급을 발판삼아 주택도시보증공사인 허그(HUG) 보증을 받지 않고도 사업비를 조달할 수 있는 점도 강조했다. 별도의 보증 보험수수료나 이자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것을 어필했다.

    반면 삼성물산은 회사채 금리에 0.25%를 가산하겠다고 밝혔다. 삼성물산 회사채 금리는 최근 연 1.63%(3년 만기 기준)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결국 삼성물산은 앞서 입찰에 참여한 신반포15차 조합과 똑같은 수준인 1.9% 금리를 제시했다.

    물가상승에 공사비 산정 기준일 관련 대우건설은 실착공은 물론 착공기준일까지도 공사비를 인상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시공사 선정이후 이주, 철거를 거쳐 실제 착공하기까지 일정 기간이 소요되는데 그 기간동안마저 공사비를 올리지 않겠다는 의미다. 삼성물산은 실 착공 후 물가상승에 따른 공사비 변동은 없다는 입장이다.

  • 정산 시점 조건은 삼성물산, 대우건설 모두 비슷했다. 두 건설사 모두 대여한 사업비를 입주시 100%로 상환하는 방법이다. 단, 대우건설은 조합원이 빌린 사업비를 먼저 납부하면 할인해주겠다는 혜택을 내걸었다.

    조합원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두 건설사 모두 기성불 방식을 제안한 점도 눈길을 끈다. 

    기성불 방식은 공사 완성도에 따라 공사비를 지급받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기성불이 분양불(공사 완성도와 상관없이 분양수입금 발생시 공사비 지급)보다 조합에 훨씬 유리하다고 본다. 분양불에 따른 금융비용 상승분이나 미분양 대책 비용이 줄어들어 공사비를 낮출 수 있어서다.

    여기에 대우건설은 한발 더 나아가 '분양수입금 내 기성불' 방식을 제안했다. 조합에 분양대금 수입이 생기면 건설사는 그 수입 중 완료된 공사만큼의 공사비를 받아간다. 조합원 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건설사들의 의지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공사기간은 삼성물산이 34개월로 가장 짧았다. 대우건설은 착공 후 38개월 이내로 제시했다. 착공 시기 역시 삼성물산이 앞섰다. 삼성물산은 오는 2021년 5월, 대우건설은 2022년을 제시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삼성물산이 후분양을 제시한 점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가 심사기준이 적용되면 분양가가 낮아질 수 있어 강남 재건축 조합들은 선분양 보다 후분양을 선호한다. 

    물론 일반분양 지연으로 조합은 막대한 금융비용을 부담해야하고, 건설사 입장에서도 2년 뒤 주택시장을 장담할 수 없어서 리스크를 안고 가야한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조합원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후분양이 최선책으로 꼽힌다.

    대우건설은 분양가상한제나 후분양에 관계없이 조합 수익을 극대화한다는데 초점을 맞췄다. 리츠로 반포3주구 사업 상장, 특화 시스템과 차별화된 마감재 적용으로 비용을 높인다. 일반분양 진행시에는 옵션을 통해 조합원 추가수익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반포3주구 재건축은 기존 1490가구에서 지하3층~지상35층 2091가구로 탈바꿈하는 사업이다. 대우건설은 새 단지명으로 '트릴리언트 반포'를, 삼성물산은 '구반포 프레스티지' 콘셉트를 제안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