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 기업자금 사정 최악… 자금 비상 운용대표적 재무통은 포스코 최정우 회장… 자사주 1조 통 큰 베팅현대차 김상현, 기아차 주우정, CJ 최은석, 한화 서광명 사내이사진 합류
  • ▲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포스코
    ▲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포스코
    '코로나19 쇼크'로 인한 비상상황에 기업의 '재무통'이 조명 받고 있다.

    주요 그룹 마다 현금 등 유동성 확보가 제1과제로 CFO들이 전면에 나서는 모양새다. 대표적 재무통인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을 필두로 현대차와 기아차, 한화 CJ  등은 지난달 주총에서 재무라인들이 대거 사내이사진에 합류했다.

    KDB미래전략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코로나19에 따른 기업대출시장 동향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3월 중 기업의 체감 자금사정(BSI)은 크게 악화됐다.

    민간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신용공급이 위축되면서 자금난은 가중되고 있고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높은 대기업 조차 회사채시장 경색으로 대출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수요에 애를 먹고 있다.

    덩달이 실적부진에 따른 주가 하락도 이만저만한 부담이 아니다.

    자연스레 은행에 손을 벌리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자산 매각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마른수건 쥐어짜듯 비상자금 운용에 나서고 있다. 다른 한켠에선 자사주 매입에 나서면서 주가 안정화도 꾀하고 있다.

    이래저래 재무통들이 할 일이 많아지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최근 최정우 회장의 결단 속에이 1조원대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다.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통 큰 베팅으로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른 기업들도 비슷한 실정으로 위기 때 마다 부상하는 재무통들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에 앞선 미중 무역전쟁 때부터 재무적 차원에서 그룹 전반의 체질 개선을 주도할 재무통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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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한 CJ그룹은 재무 전문가를 앞세워 수익성 확보에 주력한다. 최은석 CJ 경영전략총괄 부사장은 지난해 CJ 사내이사에서 물러난 지 1년만에 다시 복귀했다. 기존 손경식 CJ그룹 회장, 김홍기 CJ㈜ 대표와 함께 CJ 이사회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최 부사장은 그룹내 대표적인 전략통이자 재무통이다. 1994년 서울대학교 석사과정 이후 2004년 CJ 사업팀으로 시작해 CJ GLS 경영지원실장과 CJ대한통운 경영지원실장, CJ주식회사 전략1실장 등을 거쳤다. 그는 CJ 핵심계열사인 CJ제일제당의 주총에서도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앞서 CJ그룹은 선제적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체력을 확보했다. 지난해 말 일찌감치 비상경영을 선포한 CJ는 가양동 공장 부지와 건물, 구로 공장, 인재원 등 주요 자산을 매각했다. 앞으로는 최 부사장이 그룹 전반의 재무건전성 개선 등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올해 주총에서 김상현 현대자동차 재경본부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했다.1968년생 김 전무는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현대차에 입사해 2011년 회계팀장, 2013년 회계관리실장(이사) 2017년 현대차 미국법인(HMA) 재경실장(상무) 등을 역임했다.

    기아차에서는 주우정 재경본부장이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주 전무는 1964년생으로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입사 이후 기아차 재무관리실장(이사), 현대제철 경영관리실장(상무)을 거친 재무통으로 알려졌다.

    ㈜한화도 사내이사진에 그룹 '재무통'으로 꼽히는 서광명 재경본부장(전무)을 포함시켰다. 

    서 전무는 1963년생으로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한화에 입사해 금융팀장·실장 등을 거쳐 현재 재경본부장을 맡고 있다. 회사채 발행을 비롯한 자금조달·운용업무를 전담해왔다. 서 전무가 사내이사에 합류한 것은 ㈜한화의 재무구조 개선을 책임지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재계 관계자는 "민간소비 위축, 수출 감소 등에 따른 기업의 매출 감소와 실적 악화로 기업 생존을 위한 운영자금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라며 "어려운 상황에서 각 기업의 재무통들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