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제어장치, 방수 처리 없이 노출재시공 기한 6개월 넘도록 작동 안 돼
  • ▲ 휘어지고 헝클어진데다 정상 작동조차 되지 않는 옥정도서관 LED장미정원. ⓒ성재용 기자
    ▲ 휘어지고 헝클어진데다 정상 작동조차 되지 않는 옥정도서관 LED장미정원. ⓒ성재용 기자

    5월 둘째 주 이후 전국 도서관들이 재개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경기 양주시 옥정호수도서관도 채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시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경관조명시설인 LED장미정원의 불빛은 수개월째 점등되지 않으면서 부실시공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24일 옥정호수도서관 측에 따르면 양주시 공공건축팀 관리 하에 지속적으로 LED장미정원을 점검하고 있으나, 지난해 10월 이후 현재까지 작동되지 않고 있다. 개관 당시만하더라도 지역민들의 의견이 반영돼 설치하게 된 조형물인 만큼 지역민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던 것을 감안하면 안타까운 상황이다.

    앞서 시는 스마트시티복합센터(유시티) 개관 시점에 맞춰 LED장미정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서울 용산구 소재 M사와 시공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최초 준공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가을 태풍(10월)으로 인한 침수 발생으로 재시공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산 저가 자재로 구성된 제품과 영세한 전기공사업체가 시공한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되면서 지역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거센 민원이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전력제어장치는 시공 과정에서 방수 처리도 없이 외부에 노출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른 전기 누전 및 합선으로 1억원이 넘는 '혈세'가 투입된 시설이 무용지물로 전락했다.

  • ▲ ⓒ성재용 기자
    ▲ ⓒ성재용 기자

    하지만 시는 관리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확한 원인을 밝히지 않고, 폭우와 주취자 책임으로 떠넘겼다는 의혹마저 일고 있다.

    문제는 이후 재시공 과정도 석연찮다는 점이다. 시는 M사에 4월10일까지 재시공 완료를 지시했고, M사는 부실시공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시공업체에 다시 일을 맡겼으나, 아직까지도 제대로 점등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도서관 관계자는 "추가 점검과 보수를 진행했으나, 아직까지 점등이 제대로 되지 않아 시에 재차 보고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기존 자재 가운데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을 재사용하고, 부족 물량을 수입하는 과정에서 시기가 늦춰졌으며 근로자들의 작업 여건 역시 코로나19로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저가 자재 사용과 부실시공 등의 논란이 있었음에도 시공사 교체가 이뤄지지 않은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여타 발주 건과 마찬가지로 시공사를 재선정했다면 LED장미정원이 양주시민 품에 안기는 시점에 더 빨라졌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해당 프로젝트의 경우 앞선 재시공 당시 시공사를 재선정할 수 있었으나, 종전 시공업체의 말만 믿고 장기간 흉물로 방치했다"며 "다른 지역 LED정원의 경우 지역 명소로 자리 잡고 있는데, 유독 이곳만 볼썽사나운 모습을 하고 있다. 신속하고 제대로 된 정비로 하루 빨리 정상화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