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DF, 연간 면세점 임대료 지출 274억원 절감코로나19 사태, 면세업계 위기 속 수익성 개선 단초현금·수익성 확보로 인천공항 면세점 겨냥했다는 시각도
  • ▲ 신세계 본점.ⓒ신세계
    ▲ 신세계 본점.ⓒ신세계
    신세계가 기업의 상징과도 같은 명동 백화점 본점의 신관 7개 층을 계열사 신세계DF에 넘겨 눈길을 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14층의 절반가량을 넘긴 셈이 됐기 때문이다. 이는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DF의 현금창출 능력을 그만큼 중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세계DF는 이번에 신세계 본점 신관을 넘겨받으면서 연간 약 274억원의 고정비를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업계에서는 신세계DF가 이를 토대로 인천국제공항면세점 입찰에 재도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9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신세계는 100% 자회사인 신세계DF의 총 2958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번 유상증자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현물 출자다. 신세계는 신세계DF의 운영비로 쓰이는 1000억원에 대해서는 현금출자로, 시설자금으로 쓰이는 1959억원에 대해서는 현물출자의 형태를 취했다. 

    여기서 현물은 신세계 본점 신관 중 8~12층, 16~17층의 총 7개 층이다. 모두 신세계DF가 시내면세점으로 이용 중이거나 사무동으로 사용하는 곳이다. 이번 현물출자를 통해 신세계DF는 매년 신세계에 지급하던 임대료 274억원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신세계DF의 수익성을 개선하는 주요 요인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롯데면세점 명동점, 신라면세점 장충동점과 달리 신세계DF 명동점은 유일하게 모회사인 신세계의 건물을 임차해왔기 때문에 고정비 지출이 발생해왔다. 

    여기에는 신세계가 신세계면세점을 그만큼 중시하고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지난해 신세계DF의 영업이익은 1178억원으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성장한 바 있다. 지난 2017년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가파르게 성장해온 셈이다. 

    하지만 올해 상황은 빈말로라도 좋지 않다. 지난 2월부터 본격화된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 수요가 대폭 감소한 상황으로 빠른 기간내 회복될 기미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주요 면세점은 지난 1분기에 모두 적자전환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거기에다 신세계DF는 최근 진행된 4기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에서 현대백화점면세점에 기존 운영 중이던 DF7 구역의 사업권을 빼앗긴 바 있다. 신세계DF와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입찰가 차이는 약 10억원 가량의 차이에 불과했다. 

    신세계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유찰된 DF2, DF6의 재입찰에 참여해야만 하는데, 해당 구역은 높은 임대료로 경쟁자체가 성립하지 않았던 곳이다. 인천공항의 높은 임대료와 코로나19로 막대한 적자가 우려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입찰 참여 혹은 불참 등 어떤 경우에도 모회사의 지원이 불가피했다는 분석이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DF에 대한 재무건전성과 안정성을 높이고 동시에 코로나19로 위기를 겪는 상황을 타계하기 위한 출자로 풀이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신세계DF는 인천공항 면세점 재입찰에 대한 부담을 상당부분 덜어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