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공급 차질 연일 강세후판가 협상 3개월째 제자리"가격 정상화 해야" vs "여력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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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철강사와 조선사들 간의 올 상반기 후판 가격 협상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양 업계 모두 어려움을 호소하며, 협상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새 철광석 가격은 톤당 100달러에 육박하는 등 예상치를 벗어나는 수준까지 치솟았다. 협상이 제자리인 상황에서 원료 가격마저 널뛰기를 하면서, 국내 철강사들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들은 현대중공업 등 조선 빅3와 상반기 후판가격 협상을 진행 중에 있다.

    이들은 지난 2월부터 올 상반기 후판가격 협상을 시작했지만, 5월이 끝나가는 지금까지도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철강사들은 지난해 인상폭이 미미했던 탓에 이번에 다시 한번 가격을 정상화해야 한단 입장이다. 앞서 포스코 등은 현대중공업과의 2019년 하반기 가격 협상에서 톤당 3만원 인상에 합의한 바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생산원가가 톤당 7~8만원 올랐는데 상하반기 통틀어 3만원 인상에 그쳤다"며 "올 상반기에 가격을 올리지 못하면 적자가 심각해진다"고 설명했다.

    반면 조선사들은 여전히 가격 인상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맞서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톤당 3만원 올려준 만큼 올 상반기에는 철강사들이 양보해야 된다는게 조선사들의 전반적인 분위기다.

    지난해 4분기 수익성 개선이 일부 이뤄졌지만, 선박 건조비용의 20%를 차지하는 후판 가격을 올려주기엔 아직 무리라는 것.

    실제 선가에서 후판이 차지하는 원가 비중은 총 매출의 2~9% 선으로 추정된다. 평균적으로 후판 가격이 1% 오르면 조선사 영업이익은 1~3%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협상에 있어 완고한 입장은 지난달 29일 열린 한국조선해양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드러났다.

    당시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상반기 후판 등 철강재 가격은 인하될 것"이라며 "올 하반기에는 소폭 인상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팽팽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는 동안, 철광석 가격은 다시 한번 요동치고 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중국 수입 철광석(CFR, 운임포함인도) 가격은 이달 25일 기준 톤당 97.6달러를 기록했다. 이달 1일만 해도 톤당 85.3달러 수준이었지만, 이후 3주 연속 오르며 톤당 100달러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 3월부터 5월초까지 톤당 80달러대를 유지하며 안정세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남미 지역의 공급 차질 등으로 연일 강세를 나타내는 중이다.

    원료 가격 상승은 철강사들에게 원가 부담을 늘린다는 점에서 악재다. 후판 협상이 교착 상태에 놓인 가운데 철광석 가격마저 급등하며 철강사들의 시름은 날로 깊어지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매 협상 때마다 입장차로 갈등을 겪어왔지만 올해는 더 심해진 분위기"라며 "코로나19 여파로 양측 모두 물러설 수 없다 맞서고 있어, 언제 어떤 결과로 마무리될 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