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산업 BSI53… 2포인트 소폭 상승여전히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 머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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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 체감경기가 한 달 새 찔끔 개선됐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코로나19 진정 여부에 따라 체감경기 반등이 좌우될 전망이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5월 제조업과 비제조업을 합한 전 산업 업황 BSI는 53로 전월보다 2포인트 상승했다.

    BSI는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로, 긍정적이라고 답한 기업보다 부정적이라고 답한 기업이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제조업이 수출 부진 영향으로 하락세를 지속한 반면 비제조업은 정부의 지원정책 등으로 가계소비가 일부 회복하면서 서비스업 부진이 완화된 게 전 산업 BSI를 소폭 끌어올렸다.

    그러나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쇼크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12월 전 산업 BSI는 51였고, 2009년 1·2월에는 52였다. 

    올해 전 산업 BSI를 보면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2월(65)부터 하락세를 보이더니 3월(54) 들어 대폭 떨어졌고, 4월(51)에는 한은이 통계를 시작한 2003년 이래 최악을 찍었다.

    업황 BSI가 지속해서 기준값 100의 절반밖에 못 미친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경기가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의미다.

    한은 관계자는 "BSI 회복 시기는 전적으로 향후 코로나19 진정 여부에 달려있다"며 "현재로서 코로나19 여파가 벗어나는 시기를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업권별로 보면 제조업 BSI는 49로 전월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09년 2월(43) 이후 최저치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수출 부진이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영양제 수요 증가로 의료물질·의약품이 23포인트 올랐으나 자동차 판매 급감으로 11포인트 하락했고, 화학제품 수출 부진으로 10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제조업 가운데 중소·내수기업뿐만 아니라 수출·대기업 모두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수출·대기업이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부진한 와중에 중소·내수기업도 제품 납품 차질 등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비제조업 BSI는 56으로 6포인트 상승했다. 국내 유통물량이 증가하고 유류비가 하락하면서 운수창고업이 14포인트, 시스템 소프트웨어 수주 증가로 정보통신업이 9포인트, 정부 지원책으로 내수가 개선되며 도소매업이 7포인트 각각 모두 상승했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경영상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불확실한 경제상황'이 여전히 가장 높았으며, '내수부진'이 뒤를 이었다.

    한편 소비심리를 보여주는 소비자동향지수(CSI)와 BSI를 합쳐 산출한 경제심리지수(ESI)는 57.8로 전월보다 2.1포인트 상승했다. 4월에는 55.7을 기록하며 금융위기 당시 2008년 12월(55.5)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었다.

    이번 기업경기조사는 이달 12~19일 3696개 법인기업(응답 업체 31602)을 대상으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