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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HCN의 예비입찰 신청이 지난 26일 마감된 가운데, 유력 잠재 원매자로 거론되고 있는 SK텔레콤과 KT가 응찰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유플러스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말을 아끼는 등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전날 계열사이자 케이블 업체인 '현대HCN'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 신청을 마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그동안 매각 주관사로 'CS(크레디트스위스)'를 선정했으며, 잠재 원매자들에게 M&A를 제안하는 방식으로 매각 작업을 진행했다.
현대HCN 측은 "예비입찰 참여 사업자와의 비밀유지협약에 따라 참여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으며, 공식적인 마감 시간도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공식적인 예비입찰 신청이 마감된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날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당사는 최근 급변하는 유료방송 시장에 대응하고 미디어 사업 시너지 강화를 위해 현대HCN 예비 입찰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현대HCN의 유력 인수 후보군으로 SK텔레콤이 점쳐져왔다. 자금력 수준이나 티브로드 합병 이후에도 유료방송 시장 3위에 랭크, SK텔레콤이 이를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현재 ▲KT(KT스카이라이프 포함) 31.31% ▲LG유플러스(LG헬로비전 포함) 24.72%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포함) 24.03% ▲딜라이브 6.1% ▲CMB 4.7% ▲현대HCN 4.1% 순이다.
KT도 앞서 삼정KPMG를 인수자문사로 선정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며 이번 응찰에 힘이 실렸다.
KT는 자회사이자 위성방송 사업자인 KT스카이라이프를 전면에 내세워 예비 입찰에 참여했다는 입장이다. KT 측은 "스카이라이프는 유료방송 시장에서 생존을 위해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해 왔으며, 그 일환으로 현대HCN 예비입찰에 참여했다"며 "앞으로 실사를 통해 스카이라이프 경영에 도움이 되는지 여부를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업계는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일몰된 상황이지만, KT가 독과점 논란을 피하기 위해 KT스카이라이프를 선봉장으로 낙점했다는 분석이다.
KT스카이라이프는 자사 통합 OTT 서비스 '토핑' 등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가입자 감소세가 지속돼 M&A를 통한 활로 개척에 나서야 한다는 공감대가 내부적으로 형성돼왔다.
실제 KT스카이라이프 가입자는 ▲2017년 436만 4021명 ▲2018년 427만2666명 ▲2019년 418만 7717명으로 줄었다. 올 1분기 누적 가입자 역시 415만명으로 전 분기 대비 3.5만명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몇년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16년 영업이익은 780억원, 2017년 743억원, 2018년 633억원이다.
외부적으로도 21대 국회 출범과 방송통신 융합으로 시장이 재편, 이번 응찰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 2018년 11월 케이블 업체인 딜라이브 인수 주체로 나서기도 했지만, 당시 국회는 "위성방송은 난시청 지역 등에 전달 가능한 보편 서비스로, KT의 시장지배력 강화 수단이 되어서는 안된다"며 지분 매각 등 높은 공익성을 요구했다. 이에 KT 측은 KT스카이라이프의 케이블 M&A 잠정 중단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LG유플러스도 지난해 8000억원을 들여 LG헬로비전 인수를 마쳤지만, SK텔레콤에게 현대HCN을 내줄 경우 또다시 업계 3위로 내려앉을 수 있어 추가 M&A에 대한 논의가 존재한다. 이번 예비입찰 응찰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한편, 현대HCN은 지난 3월 방송·통신 사업부문을 떼어내 '현대퓨처넷(존속법인)'과 '현대HCN(신설법인)'으로 분할한다고 밝혔다.
현대퓨처넷이 분할 신설회사의 주식 100%를 보유하는 단순·물적 분할 방식으로 현대퓨처넷은 상장법인으로 남는다. 기존 사명을 사용하게 된 신설 자회사 현대HCN은 비상장법인이 된다. 분할기일은 오는 11월 1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