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서 수수료율 규제하자 … 카드 적립 혜택 0.81%→0.63%"주요 수익원 줄면 비용 전가 … 소비자 거래 위축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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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용카드[AP 연합뉴스 자료사진]ⓒ연합뉴스 제공
영세·중소가맹점에 대한 카드수수료율 인하가 시행되는 가운데 이 같은 당국의 조치가 결국 소상공인 업계를 더 위축시킬 거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수수료율 규제를 확대할수록 카드사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이른바 '혜자카드' 비중을 줄이는 방향으로 대응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소비자 거래를 감소시켜 결국 시장을 위축시키는 구조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금융당국, 중소가맹점 카드수수료율 인하14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연 매출 30억원 이하 영세·중소가맹점 305만9000곳의 카드수수료율이 이날부터 0.05~0.10%p 인하된다. 금융당국은 연간 약 3000억원의 카드수수료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가맹점의 수수료 부담이 줄어든 만큼 수입이 축소되는 카드업계는 울상이다.국내 카드사들은 지난해 전년 대비 호실적을 거두기는 했으나 비용절감 등 효율화를 통한 '불황형' 흑자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이런 상황에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주요 수익원이 줄어들면서 업계의 얼굴에 드리워진 그늘이 더욱 짙어지게 됐다. 카드수수료율은 2012년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 후 3년마다 총 5차례에 걸쳐 개편됐다. 3억원 이하 사업자 기준 카드수수료율은 2012년 1.5~2.12%에서 현재 0.4%까지 떨어졌다.◇"수수료율 규제하면 부작용도 속출"가맹점의 카드수수료 인하가 당국의 기대처럼 소상공인 업계에 보탬이 되지만 부작용도 만만찮다는 지적이 잇따른다.최근 금융연구원은 '신용카드 수수료 규제 해외사례와 정책적 시사점' 이란 보고서에서 "과도한 수수료 규제가 신용카드업 혁신 유인을 약화시켜 비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이 전가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배진수 연구위원이 과거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규제했던 호주와 EU(유럽연합) 사례를 분석한 결과 인하 폭이 커질수록 부작용이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호주에서는 소비자의 신용카드 적립 혜택이 0.81%에서 0.63%로 줄었고, 연회비 등 신용카드 사용 비용은 연간 약 3만6000원에서 6만3000원으로 늘었다.배 연구위원은 "규제가 신용카드 사용 혜택을 축소시키고 연회비 등의 사용 비용을 인상시켰으며 가맹점이 카드사용에 대한 추가금을 부과하는 등 사용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또 "일반적인 카드사용에 따른 수익이 감소되자 카드사는 신용카드를 대출 목적으로 활용하는 고객들을 유치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고 부연했다.◇알짜 혜택 줄고 연회비는 늘어나고국내 카드업계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8개 카드사가 지난해 발급을 중단한 가드는 595개로 전년(458개) 대비 약 30% 증가했다.올해 초에도 '알짜배기' 카드가 하나둘씩 줄었다. 현대카드는 지난달 22일 '네이버 현대카드'의 신규 발급을 중단하고 '네이버 현대카드 에디션2'로 리뉴얼했는데, 당초 매월 제공됐던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무료 이용' 등 혜택은 사라졌다.롯데카드의 '스카이패스 롯데카드'도 저렴한 연회비로 항공 마일리지 적립을 할 수 있어 소비자 선호도가 높았지만 발급이 중단된다.반면 연회비 30만원인 신한카드의 '더 베스트 엑스' 카드, 연회비 15만원인 현대카드의 '더 레드' '더 그린' '더 핑크' 카드 에디션 등 고 연회비 카드가 속속 출시되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수수료율 규제로 주 수익원이 줄면서 카드사들이 마케팅 비용울 절감하고 기존에 제공하던 무이자, 포인트 적립 등 각종 혜택들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게 된다"고 말했다.이어 "결국 카드 회원의 이탈을 초래하고 소비자의 거래가 위축되면 가맹점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악순환에 빠져들게 될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