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신고로 폐사체 수거해 항원검출 확인고병원성 여부 분석 중 … 2∼5일 걸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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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경기도 여주시 흥천면 한 산란계 농장 인근 이동통제초소에서 6일 방역 관계자가 차량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위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뉴시스
전남 화순군에서 발견된 야생삵 폐사체에서 H5형 조류인플루엔자(AI) 항원이 검출됐다. 국내 야생포유류에서 H5형 AI 항원이 검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환경부와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은 지난 3월16일 전남 화순군 화순읍 저수지 인근에서 주민 신고로 발견된 야생 포유류 삵의 폐사체를 검사한 결과, H5 AI 항원이 검출됐다고 18일 밝혔다.삵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주로 설치류와 조류를 섭식하는 포식성 포유류다.야생동물질병관리원은 2023년부터 선제적 예찰 활동을 벌여왔다. 전국 주요 철새도래지, 야생동물구조센터, 주민 신고를 통해 확보된 너구리와 족제비, 오소리, 담비 등 육식잡·잡식성 야생포유류 355건을 조사했지만 이번 사례 전까지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김태오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이번 검출 사례에 대해 "AI에 감염된 야생조류를 삵이 섭식하는 과정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현재 검출된 H5형 AI의 고병원성 여부는 정밀 검사를 통해 2~5일 내로 확정할 예정이다.세계동물보건기구(WOAH)에 따르면 야생 포유류의 고병원성 AI 해외 감염 사례는 유럽, 아메리카, 일본 등으로 2022년 14종 111건, 2023년 32종 271건, 2024년 28종 100건 등이다.환경부는 야생 포유류에서 H5형 AI 항원이 검출됨에 따라 신속한 방역 조치를 위해 이날 농림축산식품부, 질병관리청, 해당 지자체 등 관계 기관에 즉시 통보했다.또 발생 지역 인근 야생 포유류 및 조류에 대한 감염 여부 조사를 확대하고, 야생 포유류 AI 대응 체계를 정교화하기 위해 긴급행동지침(SOP)도 마련할 계획이다.농식품부는 '조류인플루엔자 방역실시요령' 및 '조류인플루엔자 긴급행동지침(AI SOP)'에 따라 삵 폐사체가 발견된 지점을 중심으로 반경 10㎞ 지역을 '야생조수류 예찰지역'으로 지정했다. 관할 방역기관은 해당 지역 내 가금류 농장에 대한 예찰 및 긴급 방역 조치도 병행 중이다.김 국장은 "현 단계에서는 야생포유류를 통한 AI 전파와 확산 가능성 파악이 중요하다"며 "야생포유류 폐사체나 의심 증상이 있는 개체를 발견하면 즉시 지자체에 신고해 AI 검사가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